지하철 운행시간 '멋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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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22일 오전8시26분 1호선 신도림역.부평으로 출퇴근하는 金모(34.회사원)씨는 막 출발한 전동차를 놓치는 바람에 다음차례의 인천행 전동차를 기다렸으나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아 추위속에서 10여분을 떨어야 했다.
평소에도 운행시간이 들쭉날쭉이었던 전동차가 이날은 무려 12분이나 늦었던 것.기준배차시간 3분을 무려 네배나 초과한 것이다.金씨는 『제시간에 운행못하면 일본의 도쿄(東京)처럼 연착을알리는 전광판이라도 설치해야할 것이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지하철과 전철의 운행이 들쭉날쭉이어서 출퇴근길 시민들이 골탕을 먹고있다.이는 녹색교통운동(사무처장 林三鎭)이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서울역과 신림역등에서 지하철 전동차 운행실태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드러나고 있다.22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출퇴근시간대의 경우 기준배차시간(2.5~3분)을 무려 다섯배이상 초과하는등 멋대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지하철의혼잡과 무질서를 부채질하고 있다.
〈표 참조〉 ◇1호선=12일 출근시간대(오전7~9시)에 서울역을 오간 55대중 기준시간(3분)을 초과한 전동차가 16대로29.1%를 차지했다.이 가운데 2대는 무려 9분이 넘어 도착했다.운행시간이 역시 3분인 퇴근시간대(오후 6~8시)도 총 44대의 전동차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4.7%가 운행시간을 초과해 도착했다.12일 오후6시17분 수원행 543호 전동차는앞차가 떠난지 16분15초만에 서울역에 도착,조사기간중 최장 연착을 기록했다.녹색운동본부는 『1호선의 경■ 역간 운행시간이평균 2분임을 감안할때 이 열차와 앞차와의 간격은 8개정류장 이상 벌어져 있었다』고 지적하고 『이는 지하철 전동차 부실운행의 심각성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밝혔다.
◇2호선=출근시간대(오전7~9시)에 신림역을 오간 8대의 전동차중 무려 56.9%(33대)가 기준배차시간(2.5분)보다 늦게 도착했고 퇴근시간에는 43.2%가 운행시간을 지키지 않은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지하철공사 박종세(朴鍾世)운전처장은 『정거장 정차시간이 30초를 넘지않아야 정해진 운행시간을 지킬 수 있다』면서『그러나 밀려드는 인파로 한 역에서 승객들의 탑승시간이 1분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아 운행시간이 불규칙하다』고 말했다.
음성직 교통전문위원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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