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농구協 연이은 판정시비 막을 대책 마련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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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농구대잔치 때마다 「화약고」로 치부돼온 판정문제가 95~96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 또다시 폭발하고 있다.
20일 현대산업개발-국민은행의 여자부 준결승전에서는 몰수게임사태가 벌어졌고 목포에서 벌어진 한양대-SBS전에서는 한양대 감독이 퇴장당하는 불상사가 빚어졌다.모두 심판판정에 대한 불만으로 빚어진 일이었다.
문제의 원인(遠因)은 전임심판제도의 운영이 잘못된데 있다.우선 심판수가 모자라고 그나마 기량이 수준에 못미치는 심판이 적지않다.특히 일부 심판들은 역대 대회에서 적지않은 물의를 일으켜 특정팀들이 기피하고 있는데도 아직 심판일을 하 고 있다.
여기에 겹쳐 농구계에 파다한 심판 로비설은 판정불신을 더욱 심화시켜 불만 폭발의 원인이 되고 있다.그러나 농구협회와 대회관계자들은 시즌직전부터 이같은 우려가 수없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대응조치 없이 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
뿌리깊은 심판 불신풍조를 바로 잡으려면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또 심판판정이 잘못돼 경기의 승패가 바뀌었다면 재경기를 치러서라도 정의로운 승부를 유도하는 철저한 의지를 보여야 불신풍조가 바로 잡힌다.그러나 협회는 20일 국민은행측 의 강력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는 자체조사를 통해 밝히고 시정할 것은 시정하겠다』는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협회는 이번 기회에 지난 13년동안 끊임없이 제기돼온 판정 불신풍토를 없애기 위해 과감하고도 명쾌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것이다.아울러 판정에 불복해 농구팬들을 볼모로 선수들을 철수시킨 국민은행측의 태도도 용서받을 수는 없음을 밝 혀둔다.
허진석 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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