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아직도 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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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이 400조원을 넘었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몸값'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는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시가총액(7일 종가 기준)과 자본총액(지난해 말 기준)의 비교가 가능한 355개사를 조사한 결과 83.9%에 이르는 298개사의 시가총액이 자본총액보다 작았다고 8일 밝혔다. 자본총액은 자본금과 누적된 이익을 합친 것이다.

시가총액이 자본총액에 못 미친 기업의 비율은 2001년 말 73.2%에서 2002년 말 88.7%로 급상승한 뒤 이번에 증시가 오름세를 타면서 소폭 하락했다.

한국전력은 자본총액이 37조6427억원에 달함에도 시가총액은 13조392억원에 불과해 그 차이가 무려 24조6035억원에 달했다. 한국전력에 이어 삼성물산(2조2146억원).대한항공(1조9585억원).효성(1조4848억원).태광산업(1조1848억원) 등의 순으로 자본총액이 시가총액보다 많았다.

반면 시가총액이 자본총액을 웃도는 회사 가운데 차액이 가장 큰 곳은 삼성전자로 68조1397억원에 달했고, 이어 SK텔레콤(11조2128억원).KT(5079억원).삼성SDI(4217억원).S-Oil(3457억원)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개별 기업의 주가 저평가 현상으로 경제 규모에 비해서는 전체 시가총액이 여전히 낮은 편이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은 우리나라가 62.7% 수준으로 미국(111%).영국(158.5%).홍콩(448.2) 등 선진국에 비해 큰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가총액 400조원은 미국의 최대기업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지난달 말 시가총액인 351조원을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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