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16개 선거구서 일제히 總選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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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자치정부 수반과 88명의 평의회 의원을 뽑는 팔레스타인 총선투표가 20일 오전7시(현지시간)가자.요르단강 서안지구등 16개 선거구에서 일제히 개시됐다.
이번 선거는 팔레스타인이 사상 처음으로 민주절차에 따른 의회를 수립한다는 대내적인 의미 외에 기존의 중동평화무드를 가속화시킬 새로운 촉매 역할을 할 것이란 점에서 의의가 크다.
팔레스타인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의회격인 「팔레스타인국가평의회(PNA)」와 행정부를 구성함으로써 기초적인 국가모습을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행정부 수반직 당선이 확실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장은 오는 5월부터 이스라엘과 논의하게될「팔레스타인 최종지위에 관한 협상」에서 완전한 독립국가 건설을 강도높게 요구할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93년 체결된 오슬로협정에 따라 98년까지 안보.국방.외교 분야를 이스라엘측에 위임해 놓았기 때문에 부분 신탁통치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98년 이후의 최종지위는 이번 5월 협상에서 결정되겠지만 현재 팔레스타인이 선택할 수 있는 국가구성방안은▲기존의 신탁통치체제 유지▲요르단과의 합병▲완전한 독립등 세가지로 분류된다.
물론 PLO를 비롯한 주요 정치세력과 대다수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완전한 독립을 원하고 있으며 이스라엘당국도 이를 기정사실로받아들이고 있다.그러나 형식적으로 완전한 독립을 이룬다해도 국토가 지금처럼 가자.서안지구로 분할된 상태에서 효율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가 남아있다.
이와 관련,팔레스타인측은 가자와 서안지구를 잇는「코리더(회랑지대)」설치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측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의 소유권다툼이란 가장 큰 난관에 봉착해 있다.이슬람.유대교 양측 모두 이곳을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성지로 여기고 있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시한폭탄」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팔레스타인 과격단체인「하마스」는 이번 선거의 영향으로 보다 거칠어질 가능성이 크다.
내부논란끝에 선거불참을 선언,제도권정치에 흡수될 기회를 포기한 이들은 대중으로부터 유리될지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더욱 폭력화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적인 위험요소가 제거됨으로써 시리아와의 골란고원 반환문제등 현안을 매듭지어 궁극적인 평화를 달성한다는입장이어서 아라파트 의장을 지지하고 있다.
이스라엘-시리아간 평화협상이 올해안으로 타결될 경우 이스라엘은 정치적 안정을 토대로 주변국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이 지역의 경제 주도권을 장악한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다.
예루살렘=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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