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LG김완식 철벽블로킹 대한항공 공격 무력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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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너같은 키다리는 딴데 가봐야 취직도 못해.배구밖에 할 게 없으니까 하든지 말든지 너 알아서 해.』 지난해 3월 LG화재가 현대자동차써비스에 져 95배구슈퍼리그 우승문턱에서 또다시 무릎을 꿇었을때 김갑제감독은 센터 김완식(2)을 호되게 나무랐다. 대회개막 직전에 당한 발목부상으로 한게임도 뛰지못한 김완식으로선 억울한 화살.
그러나 거기엔 그의 결장으로 생긴 구멍이 컸음을 일깨워주려는의도가 담겨 있었다.
큰 키에도 불구,부상 아니면 컨디션저하로 제몫을 못하던 김완식은 그때부터 다시 태어났다.
밤이면 홀로 숙소 인근 국민학교 운동장으로 나가 2시간씩 줄넘기와 러닝을 거듭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남몰래 흘린 그의 땀방울은 96슈퍼리그에서 알토란같은 결실로보상받기 시작했다.19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그가센터의 빗장을 굳게 걸어잠근 동안 LG화재는 2차대회 두번째 승리(3-1)를 챙겼고 대한항공은 올들어 5연 승(2차대회 2연승)끝에 첫 패배를 맛봤다(19일.잠실학생체).
이날 경기는 김완식의 「박희상 기죽이기」로 시작됐다.1세트초반 그는 대한항공 주포 박의 강스파이크를 블로킹으로 틀어막았다.그러나 그것은 약과였다.
김이 후위로 내려간 틈을 타 마음놓고 휘둘러친 박의 스파이크3개마저도 몸을 날린 김의 호수비에 걸려들고 말았다.
9게임에서 5백64개의 스파이크(81득권 2백5득점)를 퍼부으며 대한항공을 혼자 끌다시피한 박희상은 마침내 피로기색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그것은 대한항공의 패배로 이어졌다.
한편 3년만의 패권탈환을 노리는 고려증권은 상무를 맞아 상무에서 복귀한 세터 이성희와 공격트리오 이수동.박선출.문병택의 콤비플레이로 3-1의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고려증권은 1차대회 7승을 포함,10연승 가도를 질주하며 남은 6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8강이 겨루는 3차대회행 티켓을 사실상 확보했다.
또 경기대는 후인정이 혼자 66개의 스파이크를 때려 12득권24득점을 올리는 맹활약에 힘입어 수비난조를 보인 장대군단 한양대에 3-1 역전승을 거두고 1차대회 패배를 설욕했다.
정태수.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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