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의한국상품>1.자동차-미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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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수출 1,000억달러 시대를 맞은 우리 기업들은 21세기를 코앞에 두고 초일류상품 만들기에 온힘을 쏟고 있다.선진국과 후발개도국 사이에 끼여 있는 「샌드위치 경제」에서 발돋움하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그러나 대경쟁의 시대에 돌 입한 지금 수출전선은 한판승부로 판정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이곳에서 패자부활전이란 용어는 좀처럼 안통한다.우리만이 갖는 상품력이 없으면 안된다.자동차에서 하다못해 소주.때밀이 수건까지도 외국에 나가려면 예외가 될 수 없다.경쟁력을 키우는 첫번째 방법은 무엇인가.우리 수출상품을 쓰는 외국 소비자의 평가에 귀를 기울이는 일일 것이다.이에 중앙일보는 지구촌 소비자들이 우리 상품을어떤 과정을 통해 선택하고 점수는 얼마나 주고 있는지 특파원들의 현장취재를 통해 확인 하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註] 『현대요? 원더풀입니다.디자인도 일제나 미제에 뒤지지 않고 성능과 파워도 훌륭합니다.』 지난해 10월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한인 자동차 판매상에서 95년형 현대 엑센트를 구입한 흑인여성 바버라 캠벨(52.LA거주)이 한국산 승용차를 타고난 소감이다.
미국에서 한국산 승용차를 주로 구입하는 고객층은 저렴한 가격에 상대적으로 좋은 성능의 차를 구입하길 원하는 캠벨과 같은 흑인 또는 히스패닉계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캠벨의 평가가 곧 미국인 대다수의 의견은 아닐테지만 적어도 현대등 국산승용차가 미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확보한 고객층으로부터 「싼 게 비지떡」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녀는 87년 현대 엑셀을 구입하면서 한국산 승용차와 인연을맺게 됐다.
그녀는 일생 처음으로 구입한 승용차가 현대차였기 때문에 지난해 10월 차를 바꾸면서 또다시 현대 승용차를 선택했다.
그녀는 처음 구입했던 엑셀 승용차에 대해선 불만이 있었다.『엑셀을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니까 차가 안나가는 느낌이 들만큼 파워가 약하더군요.차체도 너무 약한 것 같아 괜히 샀다는 후회도 했지요.』 그녀는 또 엑셀의 차 문이 너무 쉽게 열리는 바람에 절도범이 차에 흠집 하나 안내고 카스테레오를 떼갈 정도였다고 기억한다.
게다가 당시 엑셀에 설치된 카스테레오가 파나소닉 제품으로 승용차 가격에 비해 고급품이었기 때문에 카스테레오 전문절도범들의타깃이 됐다고 한다.
캠벨은 그러나 최근 구입한 엑센트의 경우 같은 4기통인데도 엑셀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것을 운전하며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현재로서는 불만이 전혀 없다』는 그녀는 『다음번엔 엘란트라나 쏘나타로 바꾸고 싶다』며 현대차에 대한 신뢰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12년간 LA 인근 화물운송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는 항공회사에서 기능공으로 일하다 퇴직한 남편 켄 캠벨(62)과의 사이에 3남3녀를 두고 있다.『앞으로 승용차를 구입하려는주변사람들에게 현대차를 적극 추천하겠다』는 그녀는 현대측에 보다 다양한 모델의 승용차를 제작해줄 것을 바랐다.
LA지사=김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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