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튼호텔을 삼킨 작은 거인은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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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자본금 2억원 정도의 부동산 매매 업체인 강호AMC가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을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어떤 회사일까. 영국 밀레니엄&콥손 호텔 PLC와 강호AMC가 계약한 인수 금액은 2억3300만 파운드(약 4700억원). 호텔업계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 ‘어떤 회사인지 실체가 궁금하다’는 말이 무성했다.

강호AMC의 이인구(43) 대표는 부인과 이 회사 주식을 나눠 갖고 있다. 25일 서울 남부터미널 인근의 회사 사무실에서 만난 김삼철 실장은 “대기업 건축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던 이 대표가 독립해 2000년 건축설계 사무소를 차렸다”고 말했다. 주로 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 등을 분양하면서 사세를 키우다 지난해 회사 이름을 강호AMC로 바꿨다는 설명이다. 강호디오알, 강호엔지니어링건축사무소, 파크플러스, 건축사사무소 ‘뷰’ 등 관계사가 4개다.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 1억7376만원 매출에 254억1113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손실액 중 240억원 정도는 차입금이다.

강호AMC는 힐튼호텔 인수에 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 실장은 “호텔 인수를 1년 넘게 준비해왔고 필요한 돈은 알맞은 투자자를 찾아 마련하고 있다. 액수를 밝힐 수 없지만 계약금은 이미 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항간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의 연관설이 떠도는데 전혀 관련없다”고 말했다.

1983년 개관한 서울힐튼은 대우개발이 소유하다 외환위기 직후인 99년 싱가포르 홍릉그룹의 투자전문회사인 CDL코리아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호텔 경영은 밀레니엄&콥손 호텔이 맡아 왔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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