曺.徐는 영원한 맞수-棋戰 도전자 가리기 대국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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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曺-徐시대」는 갔으나 曺-徐대결은 계속되고 있다.조훈현(曺薰鉉)9단과 서봉수(徐奉洙)9단은 이번 주 1인자 이창호(李昌鎬)7단에 대한 도전권을 놓고 패왕전과 최고위전에서 연속 결전을 벌인다.
패왕전 도전자결정전 제1국은 15일 한국기원.본선 토너먼트 준결승에서 曺9단은 신예 윤성현(尹盛鉉)5단을 이겼고 徐9단은유창혁(劉昌赫)7단을 꺾었다.3번 승부로 대결한다.
최고위전 도전자결정전은 이미 1대1까지 왔다.그 최종전이 17일 한국기원에서 열린다.최고위전 본선토너먼트엔 패자부활전이 있다.曺9단은 처음부터 승승장구했으나 徐9단은 달랐다.극심한 슬럼프에 빠져있던 지난해 9월 徐9단은 정수현(鄭 壽鉉)8단에패해 패자조로 밀려났다.그러나 徐9단은 11월 신사배 국제대회우승을 전후로 돌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바닥에서 기어올라 두 기전의 결승에 진출했다.두사람의 관계는 옛날부터 이런 식이었다.曺9단은 항시 그 자 리에 있고 徐9단은 왔다갔다 했다.그러나 徐9단은 일단 상승세를 타면 만만치 않았다.
두사람은 지금까지 무려 326번을 싸웠다.단 두사람 사이의 승부로서는 바둑외의 분야를 통틀어도 세계기록일 것이다.이리하여曺9단은 227승을 올렸고 徐9단은 99승을 올렸다.曺9단쪽이항상 많이 이기긴 했지만 徐9단도 힘겨운대로 꾸준히 버텨온 문자 그대로 「숙명의 라이벌」 관계였다.
한가지 크게 변한게 있다면 두사람의 대결이 더이상 「정상대결」이 아니라는 점이다.75년 무렵부터 90년까지 무려 15년간曺9단은 대부분 타이틀 보유자였고 徐9단은 대부분 도전자였다.
지금은 모든 타이틀을 이창호7단이 가져가고 두사람은 무관으로전락했다.徐9단은 『나에겐 아직 마지막 승부가 남았다』고 말한다.2등은 승부세계에서 의미없다고 말해온 사람이니 그의 목표는의외로 이창호일 가능성이 있다.바로 이런 분위 기,그리고 두사람의 긴 역사때문에 이번의 「曺-徐대결」은 바둑계에 숙연한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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