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안방마님' 홈런 바람 무섭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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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안방마님' 박경완(32)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개막전을 포함해 4게임 연속 홈런에 6할 타율(15타수 9안타)의 맹타다.

2000년 홈런왕 박경완은 지난해 타율이 0.250까지 떨어지며 '수비용'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7일 한화와의 대전경기에서 홈런을 추가, 4경기 연속 홈런으로 홈런 단독선두(4개)로 뛰어올랐다. 연속 게임 홈런 기록은 이승엽(롯데 머린스) 등 3명이 세운 6경기다.

박경완은 이날 홈런과 2루타 2개 등 5타수 4안타 2타점을 올렸다. 2회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로 1타점을 올린 박경완은 6회 한화 마정길로부터 중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7회에는 좌익선상 2루타를 쳤고,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오른쪽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쳤다. 이 타구가 3루타였다면 사이클링 히트가 될 뻔했다. 박경완은 수비에서도 선발 경험이 부족한 4년차 투수 엄정욱을 잘 리드해 초반 5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막아냈다. 박경완은 "겨울 훈련에 충실했던 것이 효과를 보는 것 같다"며 "올해 홈런을 30개 정도 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롯데가 달라졌다. 지난 3년간 연속 꼴찌였던 롯데는 두산과의 사직 홈경기에서 5-4로 승리, 개막전 패배 후 3연승을 거두며 현대와 함께 공동 선두가 됐다. 4-2로 앞선 7회 초 두산 공격 때 롯데 좌익수 손인호가 전상열의 플라이를 잡은 뒤 홈으로 언더베이스하던 3루 주자 이승준을 정확한 홈 송구로 잡아내자 사직구장의 4천여 팬들은 모두 일어서 환호성을 터뜨렸다. 곧바로 응원가 '부산 갈매기'가 터져 나왔다. 롯데는 정수근.조성환.박기혁의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와 '클린업 트리오' 손인호.페레즈.이대호의 4타점 합작으로 공격을 쉽게 풀었다.

광주에서는 삼성이 진갑용의 3점 홈런 등 12안타를 몰아쳐 기아에 9-4로 크게 이겼다.

광주=이태일 기자, 부산=김종문 기자, 대전=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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