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성총리 취임 한달-格式 싫어하는 '총리형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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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수성(李壽成)총리가 취임한지 한달이 가까워오면서 그의 총리관.스타일등이 드러나고 있다.그는 「국민통합」을 캐치프레이즈로삼고있으며 파격적이리 만큼 소탈한 성격과 행동을 보이고 있다.
상징어를 고르자면 전임 이회창(李會昌)총리는 「개혁」,이영덕(李永德)총리는 「도덕사회」,이홍구(李洪九)총리는 「세계화」였다.李총리는 사회.국민통합에 상당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李총리는 간부들에게 『어려운 사람,그늘진 곳을 보살피는 것이 국가의기본적 역할』이라며 자신의 방향을 밝혔다.
그의 통합론은 지역.성(性).계급등 모든 형태의 차별에 대한거부감이라고 측근들은 설명한다.경북 칠곡태생인 그는 취임하자마자 광주 망월동 묘역을 참배했다.10일 여성지도자 신년교례회에서는 『나는 여성인 김장숙(金長淑)정무2장관에게 는 목례가 아니라 20도를 굽혀 정중히 인사한다』는 유머로 여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그가 총리로서 첫번째로 찾은 곳은 서울시립청소년 직업전문학교.그는 불우한 청소년들과 점심을 하며 『여기가 서울대 못지 않다』고 격려했다.
그의 소탈한 성격은 많은 화제를 낳고 있다.그는 공관행사때 『호텔 음식보다는 설렁탕이나 곰탕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참모들과 어울리는 회식도 역대총리에 비하면 독특하다.그는 취임 첫날엔 남대문지하상가의 꼬리곰탕집,최근엔 무교동 추어탕집을찾아 참모들과 소주 3~4병을 비웠다.
집무실에는 『총리형님』이라고 표현하면서 찾아오는 방문객이 많다.李총리는 관계.학계에 『형님 아우』하는 인간관계가 두텁고 부하들에게도 조금 친해지면 금세 『자네』라고 부른다.동료교수연구실을 찾듯 수행원도 없이 공노명(孔魯明)외무장관 방에 불쑥 들른 적도 있다.
李총리는 지금까지 일단 부드러운 평가를 받고 있다.그러나 그에게는 이제부터 「구체적인 정책」이라는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행정조정실의 한 간부는 『정책에 대한 이해도를 빨리 높이는 것이 총리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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