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값 두 배 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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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중국 철강사들이 철광석 가격을 두 배 가까이 올려주기로 호주의 철광석 공급업체와 합의했다. 세계 최대 철광석 수요국인 중국이 철광석 수입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전 세계적인 철광석 가격 상승 및 이에 따른 철강 가격 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간 철강 제품가격 인상을 미뤄 왔던 포스코도 다음 달부터 제품 가격을 인상키로 했다.

◇철광석 “부르는 게 값”=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4일 세계 2위 철광석업체인 호주의 리오 틴토와 중국 최대 철강사인 바오강(寶鋼)그룹이 최대 96.5% 인상된 가격에 철광석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평균 인상률은 85%로 사상 최대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호주의 또 다른 철광석 생산업체인 BHP빌리튼도 중국 철강사들과 리오 틴토와 같은 수준의 철광석 가격 인상에 합의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이날 리오 틴토가 신일본제철 등 일본 철강업체들과 전년보다 두 배(100%) 인상된 가격에 철광석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월 세계 1위 철광석 공급업체인 브라질 발레(CVRD)와 합의한 인상률(65%)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공급자가 왕”=FT에 따르면 리오 틴토와 BHP빌리튼은 이달 30일 철광석 납품 계약이 만료되기 이전에 신규 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철광석 공급을 중단하겠다며 중국 철강사들을 압박했다. 호주 업체는 브라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물류비를 이유로 철광석 값을 후하게 쳐 줄 것을 중국 업체들에 요구했다. 브라질에 비해 호주의 철광석 물류비는 t당 55달러 싸다.

호주 업체들은 이전에도 같은 요구를 했으나 중국 철강사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러나 철광석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자가 우선되는 시장이 형성되자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올해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전년보다 14% 증가한 4억3500만t에 달할 전망이다. 리오 틴토의 철광석부문 최고경영자(CEO)인 샘 월시는 “철광석 수요는 여전히 매우 강하다”고 강조했다.

◇포스코, 철강제품 인상=포스코는 원자재값 상승분을 일부 반영해 다음 달 1일 주문 분부터 제품가격을 16.6~39.2% 인상키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포스코가 만든 열연과 냉연제품은 제품 성격에 따라서 t당 15만∼18만원, 조선용 후판과 일반용 후판은 각각 13만5000원, 14만원씩 가격이 오른다. 포스코가 가격을 인상한 것은 올 들어 2월과 4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포스코 측은 “철광석·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컸지만 수요업체의 부담을 감안해 상승 요인의 일부만 가격 인상에 반영했다”며 “이번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포스코 제품은 국제 가격보다 여전히 100~300달러 싼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재훈·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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