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를 위하여…TG, 8일 운명의 6차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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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승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프로농구 TG삼보의 '농구 대통령' 허재(39)가 농구인생 30년의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TG삼보는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에서 KCC에 2승3패로 뒤져 8일 원주 6차전이 어쩌면 그의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른다. 허재는 지난 6일 전주 5차전을 치른 뒤 원주숙소에 돌아와 밤잠을 설쳤다. 3쿼터 12점 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한 것이 진한 아쉬움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TG삼보 전창진 감독은 "출장시간은 짧지만 허재가 보여주고 있는 투혼은 놀랍다. 마지막 챔피언시리즈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한다"고 했다.

*** 이기면 한번 더 … 지면 고별전

후배 선수들도 이를 악물고 있다. 평소 허재를 가장 존경하는 선배로 꼽아 온 김주성은 "허재 형에게 농구는 물론이고 인간적으로도 많은 것을 배웠다. 한두 경기만 지나면 함께 경기를 할 기회가 없어진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다. 허재 형이 고개를 숙인 채 코트를 떠나게 하고 싶지 않다"며 승리를 향한 굳은 의지를 보였다.

안준호 전 SK감독은 "허재가 공을 오래 갖지 않고 후배들의 공격을 보조할 때 좋은 결과를 얻었다. 그가 신기성의 보조 게임메이커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역전 우승도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했다. 다시 한번 정상을 밟은 뒤 화려한 모습으로 코트를 떠날 것인가. 운명은 6차전 결과에 달렸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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