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다 박찬호…3점 내주고 졌지만 직구 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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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상대로 시즌 첫 선발 등판에 나선 '맏형' 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는 7과3분의2이닝을 7안타.3실점으로 막아내는 '퀄리티 스타트'로 재기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박찬호는 팀 타선의 침묵으로 1-3으로 져 패전투수가 됐지만 무려 8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위력적인 구위와 볼넷 한개만을 내주는 안정된 제구력을 선보여 지난 2년간의 허리부상과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확인시켰다.

8회 2사까지 투구수 95개. 거의 경기 전체를 책임지는 동안 100개 미만의 투구를 했다는 것은 스트라이크-볼의 비율(69-26)이 완벽했다는 의미다. 제구력의 안정은 투구폼의 안정에서 비롯되며 그것은 밸런스(몸의 균형)가 일정하다는 의미다. 그리고 밸런스가 경기 내내 일정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건강'이다. 2년 동안 자신을 괴롭힌 허리부상에서 말끔히 벗어났다는 뜻이다.

투구 내용에서 눈에 띄는 것은 내야땅볼이다. 5회와 8회 각각 병살타를 유도한 구질은 몸쪽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타구의 비율도 땅볼(13개)이 플라이(7개)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솟아오르는 직구(포심 패스트볼)보다 떨어지는 직구(투심 패스트볼)를 많이 구사한 결과다. 이날 95개 가운데 직구가 무려 70개. 3년 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대목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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