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화합정치 펼칠 것” 정몽준 “소통에 앞장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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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전당대회(7·3)의 ‘빅2’로 불리는 박희태(사진左) 전 국회부의장과 정몽준<右> 최고위원이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잇따라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이번 전대에선 8명의 후보가 당권 레이스를 펼친다.

박희태-정몽준 양강 구도 속에서 친박 대표 격인 허태열 의원의 가세로 판세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전 부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지역의 벽과 당내 갈등을 허물지 않고선 우리 정치와 한나라당은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며 “화합형 체질인 내가 국민 대통합과 화합 정치를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합의 큰 정치 ▶국정을 주도하는 여당다운 여당 ▶ 민생 경제를 살려 이명박 정부의 성공시대 구현이란 3대 목표도 제시했다. 특히 “당내에 계파라는 용어가 사라지도록 갈등을 모두 녹이는 용광로가 될 것”이라며 “아름다운 화음이 나는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기자회견을 연 정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을 미래를 준비하는 정당으로, 대한민국을 희망이 있는 나라로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며 ‘새 대한민국 창조’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그는 “정부와 당 사이, 또 당내에서조차 소통이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며 “앞장서서 소통하고 대화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청와대 주례 회동과 관련, “최고위원들과 함께 가겠다. 조찬 회동으로 고정화돼 있는데, 조찬도 하고 오찬도 하고 만찬도 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전대는 한나라당 권력게임 축소판?=박 전 부의장과 정 최고위원의 출마선언으로 본격적인 열기가 오르고 있는 가운데 당내 권력자를 등에 업은 후보들 간 경쟁도 치열하다.

박 전 부의장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권 내 원로그룹이 박 전 부의장을 민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온다. 허태열 의원의 경우 박근혜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이다. 경선 캠프에선 친박 무소속 김무성 의원과 좌장 역을 맡았다. 박 전 대표가 작심하고 허 의원을 도울 경우 전대가 어떤 결론을 낼지 모른다는 관측도 있다.

또 공성진 의원은 이재오 전 의원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고 김성조 의원은 강재섭 대표계로 분류되지만 경선 때는 박 전 대표를 도왔다.

당 일각에선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4강 특사를 지낸 이상득(일본)·박근혜(중국)·정몽준(미국) 의원과 이재오(러시아) 전 의원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란 얘기도 나온다.

후보들 간 합종연횡도 관심이다. 왜냐하면 전당대회에선 대의원 1인2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박희태-공성진’ ‘허태열-진영’의 연대 가능성이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전자는 친이, 후자는 친박 조합인 데다 영남-수도권 조합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계파에 속하지 않은 정 최고위원은 연대보다 부족한 당내 기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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