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 <63>인터넷과 리더십의 관계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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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호 36면

Q.인터넷이 리더십을 어떻게 바꿔 놓을까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옥파비안 판티스)

“끈끈한 스킨십 바탕에 깔아야”

A.리더십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첫째, 리더의 책무가 달라질 것입니다. 리더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미션(소명)과 가치를 전파하는 일입니다. 이전에 리더는 소수 참모에 의존해 조직이 해내야 하는 미션과 지향해야 할 가치를 선택하거나 결정했습니다. 미션과 가치를 전파하는 것도 회의에 참석하거나 비즈니스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복음을 전하듯이 했습니다. 리더가 정한 미션과 가치를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들, 달리 말해 직원들은 리더의 말을 듣고 실행하는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에선 리더의 복음을 조직원에게 전파하는 장치는 많았으나 조직원의 의견과 아이디어가 리더에게 전달되는 통로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이 탄생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말단 직원조차 e-메일만 쓰면 조직의 최고 리더한테까지 자신의 뜻을 전달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블로그 등을 활용해 자신의 뜻을 외부에 널리 전파하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본사에서 수천㎞ 떨어져 있는 실무 부서에서 협력업체 교체를 주장하고 나설 수도 있습니다. 윗사람에게는 아부하면서 아랫사람에게는 폭군처럼 군림하는 간부를 축출해야 한다는 의견을 곧바로 최고위층에게 건의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인터넷 덕분에 일반 직원들은 회사 일에 참여할 수 있는 범위를 비약적으로 늘려 가고 있습니다.

리더는 이 같은 변화를 환영해야 합니다. 실제로 많은 리더가 변화를 반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순진하게 긍정적인 면만 봐서는 안 됩니다. 한 직원이 네트워크상이기는 하지만 공개적으로 리더인 당신에게 의견을 제시하면 조직원들은 당신의 반응을 기대합니다. 여기서 무시하고 응답하지 않으면 리더는 적잖은 상처를 입습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엔 중간 간부가 부하 직원의 근사한 아이디어를 스스로 판단해 묻어 버리는 일이 잦았습니다. 반면 중간 간부는 쓸데없는 아이디어를 걸러내는 역할도 했습니다. 인터넷 시대엔 중간 간부를 건너뛰어 리더에게 곧바로 의견이 전달되므로 리더 스스로 걸러내고 판단해야 합니다.

인터넷이 가져온 두 번째 변화는 리더가 모퉁이 저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살펴보는 일과 관련이 있습니다. 과거 리더는 거시 경제와 시장의 추세 변화 등을 자신의 정보 수집 능력과 경험에 의존해 예측했습니다. 주위의 조언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리더가 블로그나 제품 사용자 동호회 등을 통해 자기 회사 고객과 경쟁 기업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경로를 통해 얻는 정보가 새롭고 믿을 만한 정보라면 시간을 투입할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얻은 정보엔 유용한 것보다 터무니없는 게 많다는 점입니다. 리더라면 이런 식으로 얻은 정보를 한 번 보는 것만으로 쓸 만한 것인지 아닌지 판가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직감을 활용해 취사선택함으로써 리더가 잡다한 인터넷 정보 속에서 허우적대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지금까지는 인터넷이 리더십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설명했습니다. 이제는 바뀌지 않는 부문을 살펴보지요. 리더는 조직원들과 스킨십을 통해 동기를 부여하고 용기를 북돋워야 합니다. 조직에 희망을 불어넣는 일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물론 e-메일로 비슷한 일을 할 수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조직 전체가 체계적으로 움직이게 하려면 리더가 조직원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숨결을 서로 느껴야 합니다. 이는 인터넷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리더십의 본질입니다. 그렇다고 리더가 인터넷을 무시한 채 조직원들과 부대끼는 일에만 충실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조직원의 숨결을 느끼면서도 인터넷을 통해 신속하게 정보를 수집·파악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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