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길 신임 대통령실장, “난 교수치고는 사회 폭넓게 알려는 사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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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길 신임 대통령실장 내정자는 20일 “6·3 시위 때 함께 (경찰에)잡혀가고, 고생도 하고 그랬다”고 이명박 대통령과 자신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서울대 법대 재학 중인 1963∼64년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맡아 한·일 국교 정상화에 반대하는 6·3 시위를 주도했다. 이 때문에 구속된 경력이 있다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당시 고려대 상대 학생회장이었다.

정 실장 내정자는 “나오고 난(석방된) 다음엔 저는 행정부로 갔고, 대통령은 회사 일로 바빠서 거의 못 만났다. 1980년대 들어서 조금 여유가 생기니까 같이 고생했던 친구들이 모였고, 이후 6·3 동지회가 만들어져 1년에 두 번 정도 만나 소주를 마시곤 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그런 정 실장 내정자에 대해 “정 실장은 여러 차례 실장직을 권유했으나 고사했다. 그러나 저에게 가장 도움이 되고 보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부탁했고, 겨우 그저께(18일) 수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정 실장 내정자와의 일문일답.

-학자 출신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사실 저도 걱정이 된다(웃음). 학자 출신으로서 듣기 좋은 소리는 아닌데 제가 폭넓게 많은 사람을 만난다. 또 전공이 행정학이어서 자연히 정부의 여러 위원회 활동을 많이 했고, 그런 과정에서 국회의원들도 많이 만났다. 교수 출신치고는 사회 전반에 걸쳐 폭넓게 알아보려는 사람이다. 될 수 있는 한 많은 사람을 만나고 같이 일하고, 고칠 것은 고치겠다.”

-대통령실장 직을 맡는 각오는.

“이런 식의 촛불시위 사태라는 게 앞으로 얼마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 여러 여건들이, 불에 타기 쉬운 소재들이 깔려 있는데 그런 상태에서 이슈들이 터지면 그럴(촛불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일자리 창출과 민생 안정이 가장 급하고 국제적·국내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앞으로 가급적 그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잘하는 게 중요하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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