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이라크 정책…美국민 53% "잘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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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이라크 수렁'에 빠졌다. 이라크에서 희생된 미군이 6백명을 넘어서고 과격 시아파의 유혈 반미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게다가 부시 대통령의 대(對) 이라크 정책을 반대하는 미국민이 5일 처음 과반수를 넘었다. 야당인 민주당은 이라크를 대선 쟁점으로 부각했다.

◇집권 이래 최저 지지율=퓨 리서치센터는 5일 성인 79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대처방식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는 응답이 53%였다. 1월(37%)보다 급증한 것이다. 반면 이라크에 정부가 수립될 때까지 미군이 주둔해야한다는 의견은 1월의 63%에서 50%로 떨어졌다. 또 1월 56%였던 부시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은 43%로 집권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라크에서 군사력을 사용한 미국의 결정이 올바른 것이었느냐는 질문엔 응답자의 57%가 '그렇다'고 답했다.

존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날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에서 할 일을 거부해 폭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공격했다. 에드워드 케네디 민주당 상원의원도 "이라크는 부시의 베트남"이라고 비난했다. 4일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인 리처드 루가 공화당 의원은 "6월 30일로 예정된 이라크 주권이양 계획을 재고하기 위한 청문회를 이달 말 열 생각"이라 말했다.

◇부시의 침묵=부시 대통령은 5일 "6월 30일은 이라크에 주권을 이양하는 확고한 날"이라며 이라크 내 유혈사태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갈 길을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라크의 정세나 치안회복을 위한 미군의 구체적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침묵을 지켰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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