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나이별 건강설계-어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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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성장.발달이 필요한 어린이의 몸은 어른의 축소판이 아니다.즉나이에 따라 키와 몸무게의 정상범위가 다르듯 자라나는 시기에 따라 신체의 정상적인 생리(生理)작용이나 병적인 병리(病理)작용이 어른과 다르다.따라서 나이에 따라 발생되는 질병이 다름은물론 같은 질병도 증상과 치료가 다른 경우가 많다.예를 들어 가성콜레라는 어른의 경우 병에 걸려도 아무 증상없이 지나가는데반해 어린이는 심한 증상을 나타내며 어린이는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수두를 어른이 앓는 경우엔 심한 증상이 나타난다.치료도 마찬가지다.예컨대 당뇨병의 경우 성인은 칼로리를 엄격히 제한하는데 반해 어린이는 성장에 필요한 칼로리를 어느정도 충분히 공급해 주면서 주사로 혈당을 조절해주어야 한다.
심지어 대부분 저절로 낫는 감기도 어린이는 심한 합병증을 앓기도 하고 심한 병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따라서 어린이 건강 및 질병 관리는 반드시 소아과 전문의에게 맡기는 것이 안전하다.
어린이 건강관리에서 보호자가 유의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적절한 영양공급과 예방접종.특히 신경계를 비롯한 모든 장기가 미숙하고 이의 발달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두돌 이전의 영아들에게는 성분미상의 약제가 아닌 일상 음식으로부터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 주고 제때 예방접종을 함으로써 소아마비.간염 등 치료법은 없으나 예방은 가능한 각종 질병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해야한다. 또한 놀랐다고 손가락을 따준다거나 환약을 먹이는 등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방법을 아이에게 행하는 일은 절대 금물이다. 유아기나 학동기에 접어들면 사망원인의 절반가량이 우발사고다.따라서 이 시기의 아이들은 교통사고.추락.외상.화상.중독 등의 각종 우발사고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철저한 안전교육과 보호자의 관심이 필요하다.
이후 소아에서 성인으로 가야하는 10대 청소년기는 생식계 성숙을 비롯한 급격한 신체.정신적 성장과 변화가 일어나는 때.특히 요즈음 청소년들은 신체적 사춘기 연령은 4~5세 빨라졌으나정신적 성숙은 이에 못미처 심각한 청소년 문제 가능성이 이전보다 훨씬 높은데 반해 우리나라 현실은 신체적 질병이 없다는 이유로 의학적으로도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 시기는 사춘기의 성장.발달뿐 아니라 사회적 환경변화에 따르는 사소한 정신.심리적인 문제에도 어른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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