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세계화 어디까지 왔나-중앙일보.포철 경영硏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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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지금 세계는 국가나 정부 단위보다 기업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국경없는」 경제전쟁시대다.이런 시대흐름에 발맞춰세계화를 추구해 세계초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한국기업과 기업인들은 세계무대에서 어떻게 비쳐지고 얼마만큼 인 정받고 있을까.중앙일보와 포항제철경영연구소(POSRI)가 공동기획으로 세계적 권위의 경제종합지 포천지가 95년8월 첫호에서 선정한 세계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국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이미지및 세계화수준 등을 조사했다.
[편집자註 ] 한국을 대표하는 개별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재벌그룹은 현대그룹인 것으로 각각 조사됐다.공기업 중에서는 포항제철이 인지도가 가장 높았다.또 산업으로는 전기.전자산업이 자동차.조선분야와 함께 국제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다.
◇기업 인지도및 호감도=포천지 선정 세계 500대기업을 상대로 실시한 「한국기업에 대한 인지도조사(중복응답 포함)」에서 152개 응답기업중 46.7%가 한국기업하면 현대그룹이 생각난다고 답했고 다음으로 삼성그룹(43.4%), 대우 그룹(21.
1%),삼성전자(7.2%),현대자동차(5.3%),LG그룹(4.
6%)순으로 들었다.
이어 롯데그룹(3.9%),현대중공업.삼성물산.포항제철(각2.
6%),기아자동차(2.0%),한보그룹.유공.한전.현대건설.삼성전관.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선경그룹(각1.3%)등이 그 뒤를 따랐다. 전반적으로 세계 유수기업들은 한국기업하면 개별기업보다대기업그룹(재벌그룹)으로 떠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업에 대한 인지도 외에 합작등의 거래를 할때 더욱 중요시되는 「기업 호감도」를 보면 인지도 2위였던 삼성그룹이 13.8%로 1위를 차지했고 현대그룹이 6.6%로 2위로 바뀌었다.
〈표 참조〉 대우그룹.롯데그룹도 6.6%로 공동2위를 나타냈다..롯데그룹이 인지도나 호감도가 높은 것은 일본에도 사업기반을 두고 있어 일본 세계기업들로부터 많은 응답을 받은 때문으로풀이된다.
개별기업으로는 삼성전자와 포항제철(6.6%)이 호감도 1위를차지했고 다음으로 현대자동차(2.6%),현대중공업.삼성물산.기아자동차.대한항공(각1.3%)등의 순으로 나왔다.
◇산업 인지도=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으로는 예상대로 전기.전자가 1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자동차.철강.조선.건설등의 순으로나타났다.그러나 의류등 섬유가 한국 대표산업이라고 응답한 세계500대 기업은 의외로 적어 우리나라 산업이 경공업분야보다 중공업분야에서 보다 더 세계기업들의 관심을 끌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세계시장에서 한국기업의 경쟁력이 가장 강한 분야를 묻는 설문에는 응답자의 40.8%가 전기.전자(반도체포함)를 1위로꼽았다.다음으로 자동차(17.1%),조선(15.1%),철강(9.2%),컴퓨터.정보산업(9.2%),건설(3.9%) ,화학(1.3%)등의 순이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순위가 거의 업종별 수출순위와도 비슷하게맞아떨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섬유.기계.항공등을 포함한 기타부문이라고 응답한 것은3.3%에 불과해 이들 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잃었거나 아직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의 세계 대기업중 응답자의 64.3%가 전자.전기분야를 꼽고 있는데 반해 일본기업은 23.1%,유럽기업은 35.5%만이 그렇다고 응답해 지역별로 한국산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음을 보였다.
◇한국기업의 취약점=세계무대에서 비즈니스하면서 현지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공헌을 생각하지 않고 당장의 이익만 챙기고 있다는것이 한국기업의 최대 취약점으로 지적됐다.한국기업이 현재의 기술수준과 제품으로 해외영업을 벌일때 취약점이 무 엇이냐는 질문에 세계 대기업 30.9%가 지역사회공헌 부족이라고 꼽았고 다음으로 애프터서비스 부족(17.8%),마케팅능력 부족(17.1%),현지채용 고용인과의 문제(13.2%),광고활동 부족(10.5%)등을 들었다.
지역별로는 일본보다 미국과 유럽쪽에서 한국기업의 지역사회공헌도가 낮다고 보는 기업들이 많았다.일본에서는 한국기업의 애프터서비스 활동이 미흡한 점을 최대 취약점으로 꼽고 있어 한국기업이 일본시장을 파고들려면 판매활동도 중요하지만 판 매후 지속적인 애프터서비스가 절실함을 보여주었다.
민국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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