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리 9단 ●·최철한 9단
드디어 102로 막았다. 구리도 궁금했을 것이다. 이렇게 막으면 흑 대마는 어떻게 살까. 드디어 이 판이 안고 있던 오랜 숙제가 풀리려 한다. 백 대마와의 수상전은 무조건 안 된다. 패도 안 된다. 흑 대마는 오직 그냥 살아야 한다. 최철한은 마치 준비해 둔 수처럼 103으로 두었다. 첫눈에 칼칼하다. 구리는 깊은 고민에 빠져든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대마는 죽는다. 김지석 4단이 찾아낸 정답은 ‘참고도’ 백1로 집는 수. 흑2로 받으면 9의 치중까지 오궁도화로 죽는다. 놓고 보면 쉽지만 흑의 지긋지긋한 공격과 죽음도 불사한 기세에 혼백이 흔들린 구리는 이 수를 찾지 못한 듯 하염없는 장고에 빠져들고 있다. 사실은 이 사활도 보통 복잡한 게 아니다. ‘참고도’ 백1에 A로 자충을 메우는 응수가 무섭다. 흑B가 선수로 들었을 때 외곽의 백이 안전한가에 대한 답이 나와야 한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