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혀 끝 녹이려 ‘장금’이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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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식가의 나라 프랑스에서 열리는 국제요리경연대회에 나갈 국내 대표 주자로 경력 2년 차의 여성 요리사 김선혜(23·사진)씨가 뽑혔다.

웨스틴조선 부산호텔 메인 주방에서 근무하는 그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미식가 협회인 셴 데 로티쇠르(Chaine des Rotisseurs) 주최 세계 대회의 한국 예선에서 우승해 16일 상을 받았다. 그동안 쟁쟁한 국내외 요리 대회에서 여성이 우승한 경우는 드물다. 셴 데 로티쇠르는 1950년 설립돼 77년부터 매년 최고의 프랑스 요리사를 뽑아와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프랑스 요리대회로 통한다. 이 협회는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예선전을 열었다. 김씨는 여성 10명을 포함한 100여 명의 전국 요리사와 겨뤘다.

그는 예선에서 애피타이저를 승부처로 잡았다. 요리사들은 비공개된 미스터리 박스 안의 주어진 재료로 애피타이저·메인 요리·디저트, 세 코스를 30분 안에 작성해야 했다. 그리고 3시간30분 동안 4인분을 조리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치렀다. 그는 “프랑스 스타일에 맞출 수 있는 창의성과 순발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성이 주방 일을 하기엔 체력적으로 벅찬 측면이 있다”며 “장시간 서서 일해야 하고, 요리 도구들이 무거워 이를 극복해야만 제대로 요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한 달간 같은 주방의 주방장과 함께 ‘기본기 다지기’에 전념할 계획이다.

그는 2년 전 충남 홍성의 혜전대 호텔조리과를 졸업하고 웨스틴조선에 취직했다. 지난해에는 전국기능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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