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도시 단독택지값 위치따라 '喜悲'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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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91년 초 일산신도시에서 위치와 분양가는 다르지만 같은 70평의 단독택지를 동시에 분양받은 朴모(50)씨와 金모(49)씨는 요즘 정반대 기분에 휩싸여 있다.
백석역을 낀 목좋은 역세권 필지를 조금 비싸지만 향후 땅값이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1억3,000만원에 구입했던 朴씨는 이 땅이 무려 2억8,000만원을 호가하자 그동안 1억5,000만원을 벌었다는 기쁨에 들떠 있다.
반면 정발산 뒤쪽 필지를 값이 9,000만원으로 목좋은 곳에비해 싼데다 경쟁률도 높지 않아 별생각없이 매입했던 金씨는 4년반이 지난 지금 땅값이 오르기는 커녕 초기 구입비에도 제대로팔수 없고 위치가 좋지 않아 상가건물도 짓지 못해 그동안의 이자 3,000여만원만 날렸다는 생각에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신도시 단독주택용지의 시세가 위치에 따라 최고 3배까지 벌어지고 있다.
당초 분양가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신도시가 조금씩 틀을 잡아가면서 주변여건에 따라 땅의 이용가치가 그만큼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서울주택가 단독주택이 ▶인접도로의 폭▶큰 도로와 떨어진 거리▶향(向)등 복합적인 요인에 따라 가격차가 천차만별인 것과 똑같은 이치다.
분당신도시도 상가를 넣지 않고 주거용으로만 이용할 수 있는 단독택지(70평)는 1억8,000만원선이지만 역세권이나 음식점이 밀집한 필지는 무려 3억5,000만원선으로 2배 정도 차이가 난다.
평촌은 싼 필지가 1억7,000만~1억8,000만원인 반면 모퉁이나 아파트진입로에 위치한 필지는 최고 3억5,000만원이상을 호가하고 있다.
신도시아파트는 같은 평형인 경우 위치와 시공사,교통여건등에 따라 시세차가 최고 1억원 정도인 것과 비교할때 대조되는 현상이다. 이처럼 단독주택은 향후 가격에 관한한 「천의 얼굴」을 갖고 있어 단독택지는 살얼음을 건너듯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일산신도시 롯데부동산 양창수부장은 『단순 주거기능 역할만하는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은 토지활용도에 따라 가치와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투자가치까지 염두에 둔다면 제반 조건을 따져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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