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총선 공산당 선두-중간개표결과 22% 득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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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7일 옛소련 붕괴후 두번째로 실시된 러시아 총선 초반 개표결과 겐나디 주가노프의 공산당이 21.9%로 선두를,블라디미르지리노프스키의 자유민주당이 11.1%로 2위를 달려 보수회귀의목소리가 강해졌다.
18일 오후5시(한국시간 오후11시)현재 극동지역 집계결과에의하면 공산당.자유민주당등 좌파계열은 약진한 반면 친 옐친 정당및 개혁파 정당은 저조한 득표율을 보이고 있다.다만 서부러시아 지역에서는 개혁파 정당들이 선전해 모스크바에 서는 15개 투표소의 초반 투표에서 개혁파가 선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가 이끄는 우리집-러시아당은 9.6%의 저조한 득표율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총선결과는 러시아에 보수회귀의 목소리가 강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93년 총선당시 공산당이 12.35%,자유민주당이 22.8%를 얻은 것과 비교해 전체적으로는 큰 변동이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투표를 통해 러시아 국민들이 반 개혁이라는 목소리를 분명히 했다는 점은 확실하다.또한 공산당과 자유민주당의 자리변동이 시사하듯 러시아국민들이 현실문제를 「과거」라는 구체적 기준을 통해 해결하고자 함을 보여준 것도 명백하다고 할 수있다. 93년 전체적으로 35%에 이르던 개혁파의 목소리가 20%대로 떨어진 것도 과거 회귀적 분위기를 보여준다.때문에 겐나디 주가노프 러시아 공산당수는 18일 『총선결과는 현정부에 대한 불신임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가 이끄는 내각의 총사퇴를 요구하는등 벌써부터 공세를 취하기 시작했다.이런 관점에서 볼 때 주목해야하는 것은 60%선에 이르는높은 투표율이다.좌.우파 분석가들이 모두 이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중요한 점은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이 반 옐친으로나타났다는 점이다.
때문에 건강상태가 좋지않은 옐친을 제외하고는 명확한 대통령후보감이 없는 개혁파로서는 딜레마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공산당과 극우세력이 연합,약해진 개혁파를 제치고 반개혁법을 제정하는등 목소리를 높이겠지만 옐친이 이를 저지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정국이 상당히 시끄러울 것으로 전망 했다.
한편 하원 선거에서 보리스 옐친대통령측 정파가 고전하고 있는것과는 대조적으로 총선과 함께 치러진 주지사 선거에서는 옐친이후보로 지명한 현 주지사들이 대부분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모스크바=안성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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