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盧씨 수감생활 어떤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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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은 일요일인 17일 수감중인 안양교도소에서 15일째 단식을 계속했고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18일의 첫공판 준비와 묵상으로 하루을 보냈다.
특히 지난 3일 구속된 이후 계속된 全씨의 단식은 현 정부에는 「골칫거리」지만 全씨측은 이를「최상의 방어수단」으로 여기는듯하다. 64세의 고령인 全씨는 단식을 시작한 이래 12㎏이나몸무게가 줄어든데다 최근들어 혈압도 상당히 떨어졌다는게 16일全씨를 면회한 이양우(李亮雨)변호사의 이야기다.
全씨는 그러나 『이러다가 진짜 큰 일 나신다』며 단식중단을 종용하는 장남 재국(宰國)씨등 가족들의 호소를 뿌리친채「냉수」와「불경」만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교도소측에 따르면 全씨는 겉으론 아무런 이상이 없어보이려고 하나 누워있는 시간이 부쩍 많아지고 얼굴에 핏기가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교도소측은 오전.오후 한번씩 혈압과 맥박을 체크하는 정기적 건강진단 이외에도 구급장비를 준비해 놓는등 만일 발생할지도 모를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교도소측은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물을 마시고 단식할 경우20일이 지나면 심한 영양불균형.혈압저하 등으로 혼수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4~5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있다.즉 22일로 예정된 全씨 기소일을 전후해 그의 건강상태에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비해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노태우(盧泰愚)전 대통령은 17일 내내 18일 열릴 1차 공판을 앞두고 조용히 묵상에 잠겨 있었다고 교도소측은 전했다.
盧씨는 이날 구치소를 찾은 김유후(金有厚)변호사등 측근들과 재판정에서의 답변준비를 1시간여 숙의한 것을 빼고는 평상시와 같이 조용한 하루를 보낸것으로 알려졌다.
盧씨의 경우 수감후 계속해 식사를 거르지 않고 남김없이 잘 먹고 있는데다 아무런 소란도 일으키지 않고 있어 교도소관들은『방안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盧씨는 이날 구치소를 찾은 측근들에겐 재판절차와 그 대비책 등에 대해 일일이 물어보는등 재판일을 앞두고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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