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일자리 18만개 증가 그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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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5월 새 일자리가 18만1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새 일자리는 석 달 연속 20만 개를 밑돌고 있다.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고용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은 11일 5월 취업자가 1년 전보다 18만1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5년 2월(8만 명) 이후 가장 적게 늘어난 것이다. 기획재정부 김정운 인력정책과장은 “내수 부진으로 서비스업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건설업과 농림어업의 일자리가 줄어든 때문”이라고 말했다.

취업자 중에서 상용근로자는 47만8000명 늘었지만, 임시근로자(9만4000명)와 일용근로자(7만3000명) 등 비정규직은 줄었다. 경기가 나빠지자 상대적으로 지위가 불안한 비정규직들이 먼저 일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다. 연령별로는 20대 취업자의 감소(7만6000명)가 두드러졌다.

대신 비경제활동인구는 24만8000명이 늘었다. 능력은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있는 구직 단념자가 8000명 늘어난 10만7000명에 달했다. 구직 단념자는 최근 감소 추세를 보여 왔으나 5월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따른 심리적 위축감으로 취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고용이 줄면 소비도 줄어 경기가 더 빠르게 가라앉게 된다. 문제는 고용 사정이 당분간 개선될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고용을 늘리는 주체는 기업인데, 기업들이 움츠러들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향후 경기 전망을 불투명하게 보고 있는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늘리지 않고 있다”면서 “기업이 활기를 되찾도록 감세와 규제 완화의 속도를 높여 가겠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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