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오퍼商 활동 전문거래 무기商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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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세계적 무기수입국인 우리나라는 국제무기상들의 황금어장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는 무기를 전문거래하는 오퍼상이 50여곳이 있으며 군소 오퍼상까지 합치면 1백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국방부를 수시로 출입해야 하므로 국방부 군수본부에 등록돼 있다.
또 정기적으로 국군기무사령부로부터 보안감사를 받는다.거래하는무기가 모두 군사기밀로 분류돼 있어 북한이나 인접국에 흘러들어가면 기밀이 송두리째 누출되기 때문이다.
무기전문 오퍼상들은 대개 군출신 인사들을 고용하고 있다.군부대에 정보망이 있어야 각군 무기도입계획등 관련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퍼상들은 무기구매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면 외국 본사에 이 사실을 알리고 입찰제안서를 내는 한편 곧바로 사업을 따낼수 있는 군출신 인사나 정치인등을 에이전트로 고용한다.
오퍼상들은 실무진에서부터 최종결재자까지 골고루 손길을 뻗치기위해 대부분 육.해.공군 출신 예비역을 골고루 뽑는다.
최근에 전역한 사람일수록 몸값이 많이 나가는 것은 물론이다.
문제는 율곡사업과 관련한 국방부 7개사업단에서 단장(준장급)이나 실무요원으로 일했던 장교들이 전역후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업체나 무기중개 오퍼상에 들어가는 사례가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오퍼상을 직접 운영하면서 군재직시의 친분을 활용,사업자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도 있었다.
89년 공군 차세대전투기사업(KFP)을 둘러싸고 F-16제작사인 미국 제너럴 다이내믹스(GD)사와 F-18제작사인 미국 맥도널 더글러스(MD)사가 치열한 경합을 벌였을 때 두 회사 한국지사에는 각각 예비역 공군장성 5~6명이 포진 ,치열한 로비전을 펼쳤었다.
전문가들은 『군의 현역과 예비역이 유착될 경우 무기체계 선정작업이 정실에 치우쳐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무기거래의 국제 커미션은 통상 3%지만 거래총액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86년에는 박종규(朴鐘圭)전청와대 경호실장이 미국 노스롭사로부터 84년8월 F-20기에 대한 판매 로비자금으로 625만달러(당시 한화 44억6천여만원)를 홍콩예금계좌를 통해 받았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은 노스롭사의 제소로 세상에 알려졌으며 우리나라 무기거래에서 드러난 최초의 커미션사례로 기록됐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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