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봅시다>신한국당 강재섭 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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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신한국당(가칭)강재섭(姜在涉)의원은 당내 의원중 5.18법에서명하지 않은 12명의 의원중 하나다.그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 받은 애정을 감안하면 상당히 뜻밖이라는게 당내 민주계의조심스런 반응이다.
姜의원은 지난 92년 민자당 대통령후보 경선후 자신을 정계에이끌어준 박철언(朴哲彦)전의원과 결별했다.『민간인이 여당 대통령후보가 되는게 시대흐름에 부합된다』는게 당시 姜의원의 토로였다.그뒤 金대통령의 배려로 대변인.총재비서실장등 을 지냈다.
올여름 金대통령이 「깜짝 놀랄 젊은 후보」를 꺼냈을때 민정계인사중 유일하게 그 후보 대열에 들었다.
이런 姜의원이 金대통령의 역사 바로잡기 사업에 직접 동참하지않자 화제가 무성하다.姜의원 자신은 그 이유를 논리적 일관성에서 찾았다.현 정부 출범후 대변인시절『5.18문제는 역사의 심판에 맡기자고 했던 장본인이 어떻게 말을 바꿀 수 있느냐』고 밝혔다. 『역사 바로잡기는 좋지만 위화도 회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역사 바로잡기도 중요하지만 역사를 단죄할 수 없다는 소신같다.그는 또『특별법에 반대한다고 수구보수로 매도하지 마라,서명거부가 탈당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대개의 비서명파가 서명불참 사실을 대놓고 자랑하거나 아니면쭈뼛쭈뼛하는 것과 딴판이다.
그는『개인적인 관계 때문에 특별법 서명을 거부한 것은 아니다』고도 말해 全씨의 대통령시절 안기부파견 인연이나 TK정서에 따른 서명거부를 부인했다.그렇다 해도 서명거부로 지역구 사정이좋아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그의 선거구에도 여 타 대구지역처럼 막강한 무소속들이 있다.
그러다가 이번 서명거부로 지역 여론을 활짝「탔다」.보좌진은『박철언 전장관과 결별할 때는 지역여론이 모호했다』며 이번 판단에 대한 지역여론이 호의적인데 대해 기뻐했다.
그러나 그때는 원튼 원치않든 승자(勝者)의 줄에 설 수 있었다.이번에도 그럴지는 좀더 두고볼 일이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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