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우리가 찾는 노래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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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호 13면

공연 ‘노찾사, 김민기를 부르다’
6월 13일(금)·14일(토) 오후 7시30분, 15일(일) 오후 4시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문의 02-3216-8507

요즘 TV에선 ‘대한민국이 다 함께 웃는 그날까지’를 외치는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가 인기지만, 프로그램 작명을 따라가 보면 이들 ‘노찾사(노래를 찾는 사람들)’를 만나게 될 것이다. ‘웃찾사’가 단일한 코미디 집단이 아니라 TV 프로그램 이름이듯 ‘노찾사’도 애초엔 노래 집단이 아니었다.

1984년 노래운동 모임 ‘새벽’의 멤버들이 ‘아침이슬’의 작곡가 김민기와 만든 프로젝트 앨범의 이름이 ‘노래를 찾는 사람들’. 이때만 해도 언더그라운드의 민중가요를 음반에 담는 것이 목표였지만 87년 6월 항쟁 뒤 사회 민주화가 이뤄지면서 노래 그룹 ‘노찾사’도 양지에 결성되기에 이르렀다. 89년 서울음반에서 나온 ‘노찾사’ 2집은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광야에서’ ‘그날이 오면’ 등 민중가요 명곡들을 수록했고, 80만 장 이상 팔려 민중가요의 대중시장 진입 성공 사례로 꼽힌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처럼 ‘노찾사’의 활동은 상업가요의 대안을 찾는 작업이었다. 이 점에서 김민기의 작품을 재조명하는 이번 공연은 의미심장하다. ‘노찾사’ 음악의 시발점인 동시에 70년대 이래 한국 대중음악사의 중요한 ‘고전’으로 남아 있는 김민기의 음악은 아마도 노찾사가 앞으로 찾고 싶은 길일 것이다. 특히 김민기가 80년대에 주력한 노래극들의 성과는 제외하고, 60·70년대에 발표됐던 서정적인 포크 가요를 다수 포함했다.

‘작은 연못’ ‘친구’ ‘상록수’ 등 대표작과 ‘길’ ‘기지촌’ ‘식구 생각’ 등 비교적 덜 알려진 노래도 망라한다. 공연에는 신지아·송숙환·김명식·문진오 등 노찾사 가수들과 함께 피아니스트 권오준, ‘새벽’ 출신 성악가 임정현 등이 참여한다.

“한국 대중음악 문화에서 실종 위기에 처한 작가주의와 비판적 지성의 의미를 새롭게 되살리고자” 하는 의도로 공연 기간 동안 ‘한국 대중음악과 비판적 지성’이라는 학술 심포지엄도 연다. 한국대중음악학회(회장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와 함께하는 심포지엄은 14일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층 소회의실(02-6364-2200)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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