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씨 강경한 도전의지 표출-옥중단식 돌입한 속뜻 무잇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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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이 4일 자신을 면회온 법률고문 이양우(李亮雨)변호사에게 단식하고 있다는 뜻을 알렸다.
李변호사는 5일 기자들과 만나 『현재 全전대통령은 단식을 위해 조금씩 음식량을 줄여나가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이를 설명했다.그는 초췌한 全전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식사를 제대로하시도록 해야 하지 않느냐』며 교도관에게 언성을 높였으나 잠시후 그 뜻을 알았다고 전했다.그는 당일 교도소입구의 취재진에도『식음을 전폐하고 계시다』고 말했었다.
李변호사는 『단식소리에 나도 적이 당황했으나 거꾸로 나를 위로한 뒤 자신은 담담하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아마도 全씨의 단식은 감방의 全씨가 스스로 선택한 듯하다.
강경한 「골목성명」에 이어 단식까지 감행하고 있는 全씨의 의도는 무엇일까.잠시후 李변호사의 일련의 발언에서 해답이 보이기시작했다.
그는 『우리 사무실 아가씨에게도 물어보면 알겠지만 격려전화가쇄도하고 있다』고 넌지시 주장했다.李변호사등 측근들이 감방의 全씨에게 이렇게 분위기를 전달했음은 인지상정이다.합천에서도 그는 손을 흔들어주는 고향주민에게서 격려를 받았을 수도 있다.
결국 全씨는 검찰과 정부에 대한 자신의 강경한 도전의지를 단식으로 표출한 듯하다.또 자신의 위치에 동정적 여론을 증폭시킬수 있다는 계산을 했는지도 모른다.
언로가 차단된 감방속에서 자신의 항거의지를 선명히 해 반사적으로 지지세력을 결속시키는 유일한 수단으로 단식을 택한 셈이다.과거 집권당시 자신을 혼쭐나게 했던 「재야인사(YS)의 단식」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가능성도 있다.李변호사 는 『두고 보면 알 것』이라며 마치 과거 민주화투쟁의 냄새를 풍기는 듯한말도 덧붙였다.
그는 『향후 재판과정에서라도 언론이 쌍방의 반론권이 보장되고알려지도록 노력해달라』는 부탁도 했다.또 『변호인단 구성하기가어렵다.나와 전상석(全尙錫)변호사 둘이 하기로 했다』며 동정적하소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全씨의 단식이 『충격에 의한 식욕부진』은 아니라는 점도강조했다.여권의 5.18 특별법제정방침이 전해진 이틀뒤 全전대통령은 그를 불러 이미 만들어놓은 하얀색 수의(囚衣)한복을 보여줬다고 한다.그리고 『나도 준비됐으니 자네도 (법률적 준비를지칭하는 듯)준비하라』고 했다고 한다.당초부터 감방에 들어갈 각오는 돼있었고 『이순자(李順子)씨등 가족들도 감수하고 있었다』는 게 그의 관련된 주장이다.
이미 구속되기전부터 『감방 단식』등을 구상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구속된 현처지에 대한 울분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의 단식은하나의 대항수단임에 틀림없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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