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前대통령 뇌물조성 치밀한 역할분담-피의자별 혐의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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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검찰은 5일 수사발표를 통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이 조성한자금의 성격에 대해 「대통령의 권한 또는 영향력행사에 대한 대가로 제공 받은 돈」이라며 특가법상 뇌물수수죄를 적용했다.
이현우(李賢雨)전대통령경호실장.금진호(琴震鎬)민자당의원.이원조(李源祚)전의원등 비자금조성의 주역들은 직책상 盧씨와의 특수관계 또는 개인적 친분을 최대한 활용해 치밀한 역할분담을 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盧씨부정축재사건 주요 피의자들의 혐의내용은 다음과 같다.
◇노태우=88년 2월25일부터 93년 2월24일까지 5년간 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기업체 대표 35명으로부터 최고 250억원,최저 5억원을 제공받아 총 2,838억9,600만원을 받았다. 盧씨는 기업의 운영현황.정책건의등에 관해 의견을 청취한다는 명분으로 기업체 대표들을 단독으로 만나 해당기업의 현안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현우=88년2월부터 92년10월까지 대통령경호실장으로 근무하면서 盧씨의 지시에 따라 기업체대표와 대통령과 비공식면담을주선하는 방법으로 금품제공을 유도했다.또 盧씨가 수수한 자금을총괄적으로 관리하고 금품제공기업체를 군공사의 시공업체로 선정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등 盧씨의 비자금조성과 관리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9개 기업체 대표들로부터 850억원의 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진호=盧씨의 손아래 동서로 88년3월부터 한국무역협회 상임고문으로 있으면서 기업체 대표들에게 대통령과의 면담을 주선해주면서 금품제공을 요구하고 돈을 건네받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등 자금조성에 깊숙이 개입했다.그가 관련된 조성자 금은 극동건설 회장 김용산(金用山)50억원,대농그룹회장 박용학(朴龍學)40억원,한국석유개발공사사장 유각종(劉珏鍾)58억9,600만원등148억9,600만원이다.
◇김종인(金鍾仁)전대통령경제수석=90년3월부터 92년3월까지경제수석으로 있으면서 기업체대표들을 대통령과 면담하도록 주선하면서 60억원의 자금조성에 관여했다.
◇이원조=국회 재무위원이던 92년 3월께 동국제강 장상태(張相泰)회장에게 盧씨면담을 주선해주면서 30억원을 제공토록 했다. ◇이태진(李泰珍)전대통령경호실 경리과장=이현우청와대경호실장의 지시를 받고 은행등 금융기관의 입.출금 실무를 전담했다.李씨는 93년10월 상업은행 효자동지점장 안익조와 공모해 「한솔회」명의의 기업금전신탁예금 5억2,000만원을 휴면 계좌 명의자의 인적사항을 도용,실명전환한뒤 전액 현금으로 인출했다.
◇기업인들=35개기업체 대표들이 盧씨에게 돈을 전달했으나 검찰은 김우중(金宇中)회장등 8명을 기소하고 수배중인 배종렬(裵鍾烈)전한양그룹회장등 2명을 기소중지했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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