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골수이식분야 세계최고 오라일리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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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암은 더이상 치료 불가능한 병이 아니라 완치 가능한 병이며,특히 「조기진단.조기치료」로 인해 암환자의 완치 가능성은 놀랄 만큼 높습니다.』 백혈병,재생불량성 빈혈,유전.대사성 질환등 골수에 생긴 각종 난치병의 마지막 완치 희망인 골수이식에 관한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대가 오라일리(52.메모리얼 슬론케터링병원 소아과장)교수는 암환자 치료에 있어 의외로 어려운 점은 『병에 걸린 환자보다 절망스러운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는 보호자의 태도』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4세때 백혈병 진단을 받고 완치된 후 정상생활을 되찾아 현재 명문대에 다니는 숙녀로 성장한 M(21)양을 가리키며그는 어린시절 자신이 겪은 고통을 잊고 아무 문제없이 지내는 반면 부모는 아직도 17년전 백혈병 환자였던 아 이로 그를 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학자로서 의학계에 끼친 여러가지 공로중 그가 스스로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업적은 지난 80년 T임파구에 대한 특수 처리로 남남간에도 골수 이식을 가능하게 한 것.
골수 이식은 이식하는 골수와 받는 골수간에 조직이 서로 적합해야만 시술이 가능한데 이식에 적합한 골수조직을 얻을 확률은 형제간에도 4분의1,남남인 경우 1만7000분의1에 불과하다.
조직이 맞지 않는 경우에도 특수처리로 골수이식을 가능하게 한오라일리 교수의 업적은 어린이 골수암 환자뿐 아니라 어른에게도적용된다.이 병원에서 시행했던 골수이식술 성공률은 치료가 어려운 어른 급성 골수성 백혈병도 70%선에 이른 다.
그는 암의 완전정복을 위해 암치료를 주도해나가는 일 이외에 암환자의 병전(病前)정상상태로의 복귀,가능한 한 입원없이 낮에병원에서 행하는 항암치료,암환자 가족간의 결속 강화 등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체적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는 누구나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암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통증 뿐만아니라 항암치료 때 흔히 나타나는 메스꺼움.구토 등의 사소한 불편함도 없도록 조처해야 합니다』는 말에서 암환 자 치료에 임하는 그의 태도를 읽을 수 있었다.
오라일리 과장은 『우리 병원 암치료의 특징은 암환자의 증상완화나 생명연장이 아닌,암을 완전히 없애주는 근치(根治)를 위해미국내 다른 대학병원에서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아주 힘들고 새로운 시술을 과감히 시행하는데 있다』고 강조하기 도 했다.
황세희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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