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정국-개헌 '불발' 뒷얘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정치권이 28일부터 30일까지 2박3일간 개헌 홍역을 치렀다.특히 30일 하루종일 개헌여부를 놓고 반전(反轉)이 거듭되는상황이 연출됐다.
…개헌설이 처음 힘을 싣기 시작한 것은 28일 저녁부터다.청와대 한 고위관계자는『5.18특별법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면 헌법을 개정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중앙일보가 29일 아침 신문에 이를 크게 보도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은 개헌여부에 모아지기 시작했다.
이날 저녁 청와대 별관에서 한승수(韓昇洙)대통령비서실장,이원종(李源宗)정무수석,김영수(金榮秀)민정수석,강삼재(姜三載)민자당사무총장,현경대(玄敬大)특별법제정위원장,박헌기(朴憲基)간사등이 당정회의를 가졌다.
분위기는「필요하다면 개헌해서라도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는데의견이 모아졌다.그러나 결과를 놓고 보면 청와대 인사들은「개헌해서라도」에 초점을 두었고,당의 율사들은「특별법을 만든다」는데비중을 두었다.
전날밤 회동사실이 30일 아침 姜총장의 입을 통해 알려지면서개헌론이 날개를 달았다.姜총장은 아침에 기자들에게『위헌시비가 제기되는등 개헌이 필요한 시점이 온다면 헌법개정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직자회의에서는 분위기가 달랐다.김윤환(金潤煥)대표등 상당수 당직자들은『개헌추진이 자칫 야당의 극렬반대등 정쟁(政爭)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 …고위당직자회의후 흐름 반전이 뚜렷이 나타났다.회의에 참석하러 가던 법제정기초위원들은 『왜 얘기가 거기까지 갔느냐』(玄위원장),『대통령 뜻은 그게 아니다』(姜信玉위원),『개헌이라도 해서 하겠다는 말일뿐』(박헌기간사)이라며 이날 아 침 일부 언론의 개헌 보도를 희석시켰다.
결국 기초위 회의가 끝나자 玄위원장은『1~2명이 입법후 위헌론 개진의 우려가 있다고 했으나 더 많은 의원들은(개헌없이)헌법 해석에 의거,합헌적인 특별법을 만들수 있다는 쪽이었다』고 말해 대세를 갈랐다.
…민자당이「개헌불사」에서 불필요쪽으로 U턴한 원인은 개헌선 확보가 불투명하다는게 가장 크다.개헌에는 290명의 재적의원중193명의 동의가 필요하다.그러나 민자당 의석은 167명으로 동교동계 전국구 12명을 뺀 민주당 의원 30명 이 합류해도 총 197명에 불과하다.턱걸이 수준이다.문제는 민자당내 반란표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5.18 관련자가 최소 3명(鄭鎬溶.許三守.許和平의원)이다.
이들을 제외한 5,6공의 군출신 의원도 13명에 이른다.
김현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