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얼굴을 뭉개다=체면을 손상시키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顔を つぶす.
얼굴을 뭉개다=체면을 손상시키다.
얼굴은 손바닥 한 뼘보다 조금 큰 인체의 한 부분이다.
그러나 아주 중요하다는데 딴말을 할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이 얼굴,그 사람의 체면이나 자존심을 대신하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그러니 이 중요한 얼굴이 뭉개진다는 게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츠부스(つぶす)는 찐 감자같은 걸 「으깨다,부수다」라는 동사,권투 경기 같은 데서 집중 펀치를 맞으면 실제로 얼굴이 뭉개진다.
그렇지만 「가오오 츠부스」란 말은 상대를 창피스럽게 한다든가곤란하게 하는 경우에 많이 쓰인다.
만화를 보자.오른쪽에 나오는 중년 남성은 아버지.나름대로 건실하고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를 가진 양반이다.
왼쪽은 아들.부모를 닮아 그런가,닮지 않아 그런가.
주먹질을 하다 경찰서 신세를 지게 된 모양이다.
이 아들은 이유야 어찌 됐든 아버지의 얼굴을 뭉개버렸고 체면을 손상시킨 셈이다.
같은 의미의 말로는 「얼굴에 흙탕칠을 하다:가오니 도로오 누루(かおに どろを ぬる)」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얼굴에 먹칠을 당하지만 일본에서는 흙탕칠을 당하는 모양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