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특별법 제정-야권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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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민자당의 5.18 특별법 제정 방침이 발표되는 순간 국회 국민회의 총재실에서 박수가 터졌다.
국민회의.민주당은 「만시지탄(晩時之歎)」「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며 환영일색이다.다만 특별검사제도를 도입해야 공정한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자민련은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는 『만시지탄이 있으나 진일보한것』이라고 긍정적 평가.
金총재는 『민자당이 비자금 초점을 흐리고 돌파하기 위해 이런수라도 쓰지 않을 수 없었을 것같다』면서 『그러나 물타기를 해도 좋은 일을 하면 괜찮다』고 환영.
박지원(朴智元)대변인도 『결과적으로 검찰의 「공소권 없음」결정이 잘못된 것임을 인정한 것으로 원칙적으로 환영한다』고 논평. 그러나 金총재는 『검찰은 12.12쿠데타에 대해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씨가 국가에 공로가 있어 처벌하지 않는다」고 하고,광주문제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해괴한 논리를 내세웠다』면서 『이런 검찰이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를 할 것이라고 믿을 수 없으므로 특별검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강조.
그는 특히 미국처럼 검찰의 독립성이 분명한 곳에서도 워터게이트사건같이 정부의 입김이 우려되는 사건은 특별검사를 임명했다고지적. 국민회의에는 5.18특별법이 정국의 쟁점으로 떠오르면 金대통령의 대선자금 문제가 잊혀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데 金총재는 『그쪽에서 그런 생각이 있는지 몰라도 그렇게야 되겠느냐』며 계속 물고 늘어질 생각임을 피력.
…민주당의 이철(李哲)총무도 『뒤늦게나마 국민의 뜻을 받아들인 것은 일단 환영할 일이고 사필귀정』이라고 논평.
李총무는 『핵심은 특별검사제 도입여부』라며 『만일 현정권이 제안하겠다는 법안이 또다시 국민적 요구를 기만하는데 목적을 둔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은 물론 국민의 냉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
李총무는 또 『차제에 노태우 부정축재,민자당의 대선자금뿐 아니라 모든 후보의 대선자금,여야의 검은 거래등 모든 부패와 부조리를 철저히 규명하고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이날 대구북갑 지구당창당대회 참석도중 소식을 듣고 『우리당은 지금까지 헌재(憲裁)의 결정을 보고 우리 입장을 밝히겠다고 해왔다』며 『그런데 그것이 아직 안나왔지 않느냐.헌재 결정을 보고나서 당의 의사 를 결정하겠다』고 신중한 반응.
그러나 5.18당시 20사단장이었던 박준병(朴俊炳)의원은 옥천지구당 사무실에서 소식을 듣고 『현재 아무런 의견이 없다.무슨 법인지 내용도 모르고 어떤 의도인지 모르겠다.민자당이 하겠다면 통과는 될텐데 내가 뭐라 말할 입장은 아니다 』며 조심스런 입장.
그는 『시효가 지났는데 소급법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민자당안에도 당사자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고다소 불만스런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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