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3대1로 신봉민 꺾고 올해 천하장사 등극-민속씨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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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모래판에 김경수(23.LG) 시대가 열렸다.
김경수는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95천하장사씨름대회 결승에서 신봉민(21.현대)을 3-1로 내리꽂아 민속씨름 데뷔 첫해에 일약 천하장사에 오르며 상금 5,000만원을 거머쥐었다. 민속씨름 출범초기 모래판을 호령했던 이만기(인제대교수)의 수제자인 김경수는 지난달 원주장사대회에서 처음 꽃가마에 오른 뒤 한달만에 천하장사마저 차지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최고 씨름꾼으로 떠올랐다.
올시즌 5개 지역대회중 4개대회를 휩쓸며 1인자로 군림해온 이태현(청구)은 오른쪽 무릎부상으로 원주대회에서 우승을 놓친데이어 이번대회에는 5위로 굴러떨어지고 말았다.
이날 결승 첫판은 예상대로 맞배지기의 대결.김경수는 들배지기로 밀어붙이는 신봉민을 맞배지기로 되받아 쓰러뜨리며 통쾌하게 첫판을 따냈다.기세가 오른 김경수는 둘째판에서 주특기인 들어치기로 다시한번 신봉민을 매쳐 승리를 굳히는 듯 했 으나 셋째판에서 신봉민의 기습적인 밀어치기에 나가떨어져 2-1로 쫓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넷째판,김경수는 승부를 오래 끌지 않겠다는 듯 휘슬이울리자마자 신봉민을 번쩍 뽑아들었다.왼발이 들린채 뒤로 밀리던신봉민은 오른발을 김의 가랑이로 밀어넣어 호미걸이를 시도하며 저항했으나 씩씩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달려드는 김의 「독기」앞엔속수무책이었다.
더욱이 김경수는 8강 예선전에서 94천하대장사이자 자신에게 11차례나 뼈아픈 패배를 안겼던 이태현을 2-0으로 내리꽂은 뒤여서 더이상 거칠 게 없었다.
너댓걸음 물러서며 신봉민이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나려는 순간,『으럇샤!』기합소리와 함께 터진 김의 왼발덧걸이에 신의 육중한몸이 모래판에 맥없이 나뒹굴었다.
민속씨름 데뷔첫해 천하통일을 이룬 김경수-.그는 이로써 83전68승15패를 기록했고,이날 상금 5,000만원을 더해 올시즌 총상금을 8,051만원으로 불렸다.
2조1위로 결승에 오른 신봉민은 이날 1품(상금 1,500만원)에 그쳤으나 지난 1월 설날장사 우승 이후 계속 자신을 괴롭혀온 팔꿈치 부상을 딛고 선전,96시즌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또 한병식(일양약품)은 백전노장 「불곰」 황대웅을 2-1로 제압하고 3품에 올랐고,「람바다」 박광덕은 무릎부상으로 고전하며 어렵사리 8강에 올랐으나 연패끝에 8품에 그쳐 모래판에서 못다푼 한을 스크린(이번대회를 끝으로 은퇴하고 개 그맨으로전업)에서의 화려한 부활로 쓰다듬을 수밖에 없게됐다.
임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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