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오리고 … 붙이고 … 뚝딱! 택배상자는 요술상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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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쇼핑·홈쇼핑이 증가하면서 집집마다 날아오는 택배상자의 양이 엄청나다. 택배상자는 던져도 내용물이 파손되지 않을 정도로 두껍고 튼튼해 막상 버리려면 아깝다는 생각이 앞선다.

또 내용물에 따라 상자의 크기도 다양해 간단한 아이디어만 더해도 여러 가지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본지 패밀리 리포터로 활동하는 최빛나(31·서울 강북구 수유4동·사진) 주부는 택배상자로 7개월 된 딸 ‘봄빛’의 아기 옷장을 만들었다. 또 놀이집을 지었다.

아기 옷장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한 이불의 포장박스를 활용했다. 박스가 워낙 튼튼해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있다가 봄빛이의 살림이 늘자 솜씨를 발휘해 옷장을 만들었다. 돈 들여 장만해야 할 가구를 공짜로 해결한 것이다. ‘정식’ 옷장은 나중에 내 집으로 이사할 때 마련해주기로 했다.

놀이집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친정에 배달온 소형냉장고 박스를 얻어다 집 모양으로 ‘재건축’했다. 가볍고 다칠 염려도 적어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가지고 놀 수도 있다. 내친김에 자투리 박스로 기저귀 담는 수납통도 만들어 요긴하게 쓰고 있다.

최씨는 “택배상자를 이용하니 내가 원하는 디자인의 가구를 만들 수 있고, 쓰다가 마음에 안 들면 다른 박스로 새로 만들어 쓸 수도 있어 좋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씨가 소개하는 택배상자의 요술상자 변신법. 수납장·놀이집·수납함 등을 만들어봤다.

정리=유지상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수납장

*준비물= 대형 택배상자, 시트지, 벨크로, 가위, 공간박스

*만드는 법=시트지를 택배상자의 크기에 맞춰 재단한 후 붙여준다. 이때 혼자 하는 것보다 남편의 도움을 받아 둘이 하는 것이 실수 없이 붙일 수 있다. 수납장 문은 위아래에 벨크로를 붙여 고정할 수 있도록 한다. 완성되면 공간박스(아니면 소형 박스)를 넣어 수납 공간을 구분한다. 시트지를 이용하는 게 가장 간편하나 중간에 실수 하면 종이에 붙어버린 시트지가 잘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것.

◇기저귀 수납함

*준비물= 택배상자, 한지, 종이, 풀

*만드는 법=아기 키우는 집에서 가장 보관하기 어려운 것이 기저귀다. 항상 쓰는 것이라 쉽게 손이 가는 위치에 놓아둬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집 안이 어수선해 보이기 쉽다. 택배상자를 이용하면 깔끔하게 기저귀를 수납할 수 있다. 택배상자를 반으로 자른 후 풀을 이용해 한지를 상자의 겉과 안에 꼼꼼하게 붙이면 끝이다.

◇놀이집

*준비물= 대형 택배상자, 펜, 부직포, 커터 칼, 물티슈, 무독성 본드

*만드는 법=우선 택배상자를 항균 물티슈로 깨끗이 닦아준다. 박스에 원하는 모양을 간단하게 스케치한 후 칼을 이용하여 잘라낸다. 이때 현관문과 창문도 함께 자른다. 부직포를 박스의 크기에 맞춰 자른 후 본드를 이용하여 붙인다. 부직포는 약간 넉넉하게 자르는 것이 좋다. 잘라낸 박스의 자투리를 활용해 지붕을 만든다. 지붕은 미리 부직포로 싼 뒤에 얹어서 본드로 고정시켜 준다. 창문과 문은 원하는 재료를 이용하여 자유롭게 꾸밀 수 있다. 부직포로 놀이집을 만들면 벨크로를 이용해 다양한 교구를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어 교육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택배상자 변신에 도움 되는 재료들

▶패브릭=장롱 깊숙한 곳에 안 쓰는 천이 있다면 택배상자와 더없이 좋은 파트너가 된다. 오래된 커튼, 이불, 수건 등이나 안 입는 옷을 이용한다. 딱풀을 쓰거나 스프레이 접착제를 이용하면 잘 붙는다. 장난감 수납함, 기저귀함, 그릇 보관함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폼보드=일반 문방구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폼보드(우드락)를 쓰면 택배상자의 흔적을 알아채기 어렵다. 스티로폼 본드나 실리콘 글루건으로 붙이면 된다. 커피믹스 보관함이나 두꺼비집 가리개용으로 어울린다.

▶시트지=돈이 많이 들어가는 게 단점. 그래도 가장 완벽한 변신이 가능하다. 큰 택배상자로는 서랍장이나 소형장 같은 확실한 살림살이도 해결할 수 있다.

▶종이=가장 많이 활용할 수 있는 재료다. 선물용 포장지는 물론 잡지, 신문, 달력, 도화지, 색지, 한지 등의 여러 가지 종이를 다채롭게 쓸 수 있다. 택배상자를 알맞은 크기로 잘라 파티션을 만들어 봐도 좋다.

▶필기도구=택배상자의 본래 느낌을 그대로 살려 사인펜이나 색연필, 크레파스, 물감 등으로 살짝 그림을 그려주면 달력이나 액자 등 다양한 소품으로도 화려하게 변신한다. 가구보다는 아이들 낙서 공간으로 사용하는 게 무리가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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