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차관급 전략대화 독도 이슈 진화할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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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호 14면

4월 21일 이명박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가 새롭게 제시한 비전은 ‘성숙한 동반자 관계’였다. 우리 측의 의사가 많이 담겼다. 과거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으니, 미래로 나아가자는 한국의 호의에 부응해 세계 2위 경제 대국답게 과거사 문제 등에 성숙하게 대응하라는 메시지였다. 어느 정권 때처럼 초반의 기대감이 묻어났다.

한 달 뒤인 5월 18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의 신학습지도 요령 해설서에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새롭게 명기할 방침을 굳혔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기대는 무너졌다. 뒤통수를 맞았다는 말들이 쏟아졌다. 역시 한·일 관계는 어쩔 수 없구나 하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었다.

5일 개최되는 제6차 한·일 차관급 전략대화가 주목되는 이유다. 새 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전략대화로, 권종락 외교부 제1차관과 야부나카 미토지 외무성 사무차관이 도쿄에서 만난다.

다음달 14일은 지난 번 제기된 교과서 해설서에 독도 부분을 넣을지 말지를 문부성이 확정해 그 결과를 중앙위원회에 보고하는 날이다. 언론에 공표도 된다. 그에 앞서 7월 9일 홋카이도 도야코에서 개최되는 선진 8개국(G8)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 대통령과 후쿠다 총리가 다시 만나기로 돼 있다. 한·일 양국의 외교가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시간표다.

2005년 10월 서울에서 시작된 한·일 외교 차관급 전략대화의 취지는 ‘전략대화’란 명칭답게 기후변화, 국제 경제 등 세계적인 이슈를 자유롭게 다루는 것이다. 이번에도 그럴 예정이다. 하지만 언제나 양국 사이 첨예한 현안들이 테이블에서 다뤄졌고 언론의 주목을 더 받았다. 해마다 교과서 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 등의 이슈들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한·일 정상이 홋카이도 도야코에서 웃으며 만난 지 일주일이 지나 다시 “일본이 뒤통수를 쳤다”는 말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올여름이, 특히 7월이 향후 한·일 관계의 시험대가 될 것이란 말이 나온다.  



▶지난주
27~30일 이명박 대통령 중국 국빈 방문
29일 정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고시 발표
30일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

▶이번주
2일 한나라당, 국회의장·부의장 경선
3일 미국 쇠고기 수입 고시 발효
4일 6·4 재·보궐선거
5일 18대 국회 개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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