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이스라엘 온건파 재등장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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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검찰의 기소의견 발표로 샤론 총리는 집권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 같은 샤론의 정치적 위기는 중동평화에 대한 이스라엘의 온건노선이 다시 전면에 등장하게 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당장 제2여당으로 연정제휴 정당인 온건파 시누이당의 탈퇴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샤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임기 내 보안장벽 완공과 가자지구 철수의 대가로 요르단강 서안의 정착촌을 확고히 한다는 대팔레스타인 '일방적 분리조치안'의 강행에도 일단 제동이 걸린다는 의미다. 정권 유지와 탄핵 회피를 위해 샤론 총리는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보다 타협적인 자세로 가시적인 평화정착 움직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중동 평화 로드맵이 샤론의 개인적 정치 위기로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

문제는 검찰이 기소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는데도 여야의원들이 일제히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증거부족으로 기소결정이 어렵다는 전망이 있으나 대세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검찰의 기소의견이 이스라엘을 이토록 발칵 뒤집어놓은 것은 이제 샤론 총리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떠나야 할 때가 됐다는 민심을 이면에 깔고 있기 때문이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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