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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재앙에 신음하는 미얀마·중국 보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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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나라 전체가 광우병 이야기로 들썩이는 동안 이웃 나라 미얀마에서는 사상 최악의 사이클론이 발생했고, 중국 쓰촨성에선 규모 8.0의 대지진이 일어났다. 수십만 명의 사람이 천재지변에 속수무책으로 목숨을 잃었고 남겨진 수백 만 명의 이재민은 끔찍한 고통에 처해 있다.

대참사가 발생하자마자 이들 나라에 국제적 구호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1995년 일본 고베 지진이나 2002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때와 비교해 크게 미미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아마도 전 국민적 관심이 온통 광우병에만 쏠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같은 미얀마와 중국 쓰촨성 대참사에 대한 국민의 상대적 무관심을 키운 것은 언론 탓이 상당히 크다고 본다.

광우병 사태가 터진 뒤 각종 언론은 몇 주간을 광우병 관련 보도에 여러 면을 할애하며 이를 최우선적 이슈로 삼고 있다. 물론 광우병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민 건강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부분들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언론이 이에 대해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요즘 미얀마의 사이클론과 중국 쓰촨성 대지진 참사로 수십만 명의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언론이 이에 대한 보도보다 광우병 사태에만 너무 집중해 아쉽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광우병은 우리 국민과 직결되는 문제이고 미얀마나 쓰촨성 참사는 어차피 남의 나라 일인데 그렇게까지 신경 쓸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아직 수입이 된 것도 아니고 먹고 난 뒤 10년이 지나야 발병 가능성이 있다는 광우병 문제에만 치우쳐 지금 당장 고통 속에 신음하는 우리의 이웃을 외면해서는 안 될 일이다.

특히 미얀마와 쓰촨성 참사를 가져온 원인이 모두 인재가 아닌 자연재해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언제 우리나라도 이런 비극을 겪을지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라도 언론 또한 이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마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미얀마를 직접 방문해 해외 구호인력 전면 수용이라는 뛰어난 외교적 성과를 올렸다.

그는 유엔을 대표해 그곳에 간 것이지만 재난 구호에 앞장서며 인도주의적 가치 실현에 힘쓰는 그의 모습을 보며 같은 한국인으로서 많은 국민이 이들의 고통에도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황안나 대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