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금속노조와 첫 임금교섭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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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현대자동차가 그동안 거부해왔던 금속노조와의 교섭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차는 ‘29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임금협상을 위한 노사 상견례를 개최하자’는 공문을 금속노조에 전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교섭에는 윤여철 현대차 사장과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 윤해모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등 노사대표 5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금속노조와의 교섭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16일과 22일 두 차례 금속노조의 대각선 교섭 요청을 거부했었다. 대각선 교섭이란 금속노조가 개별 사업장과 벌이는 중앙교섭의 한 방식이다. 현대차 측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처럼 개별 기업이 다룰 수 없는 내용이 요구안에 포함된 데다 임금인상 요구를 중앙과 지부교섭에서 중복해 다루는 이중교섭이란 문제점이 있다”며 그동안 교섭에 응하지 않았다.

현대차가 입장을 바꾼 건 노조의 압박 때문이다. 금속노조는 “대각선 교섭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6월 말부터 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현대차 노조도 다음 달 11일로 예정돼 있던 대규모 상경시위를 28일로 앞당기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가 교섭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으로 국민들이 오해할 여지가 있어 교섭에 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현대차는 금속노조의 중앙교섭 요구안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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