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부정축재 사건-고삐죄는 국민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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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민회의는 금주를 「공세적 홍보주일」로 구상하고 있다.비자금공방전에서 조금이라도 밀리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되고 확실한 응전과 지속적인 공격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지금 사태를 두갈래로 정리하고 있다.하나는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을 둘러싼 사법조사.처리문제다.당은 이 부분에관해서는 여야간 시각차이가 별로 없다고 본다.여론의 무게가 너무 커 엄정한 사법처리외에 다른 것을 생각할 여 지가 없는 것이다. 당이 더 신경쓰는 문제는 여야간에,같은 야당간에 살벌하게 벌어지고 있는 공방전이다.국민회의는 이 부분이 장외가 아니라 정치권안에서,국회안에서 해결돼야 한다는 원칙을 아직 포기하지 않고 있다.
국민회의측은 『우리 요구와 주장은 매우 간단하고 명확하다』고설명하고 있다.즉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민자당이 盧씨로부터 받은 자금내용을 밝히라는 주문이다.또 김대중(金大中)총재가 20억원 이외에 받은 돈이 있다면 설(說).의혹만 운운하지 말고증거를 공개하라는 것이다.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우리의 상황인식은 끝났다.이제 우리는 당당하게 밀어붙이겠다.거기에 당당하게 맞서려면 여권은 자금.증거를 공개하기만 하면된다.이제 사태해결은 그들 몫』이라고 말하고 있다.『우리는 더 이상 실점할 게 없으며 남은 것은 득점뿐』이라는 것이다.국민회의는 16일 용산(위원장 吳有邦)을 시발로 207개 미창당지구당의 창당대회에 들어간다.과거 직선제개헌 투쟁이나 민주화운동때 야당은 지구당대회를 주요 전장으로 활용하곤 했다.당은 이번에도 홍보효과 가 큰 지구당대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金대통령 자금수수 공개」를 촉구한다는 전략이다. 金총재는 거의 대부분의 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金총재는 대회연설을 통해 『20억원 이외에 내가 받은 돈이 더 있다는 여권의 주장은 음해.모략』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할 계획이다.그는자신에 대한 민자당의 「정계퇴진」공격도 정면으로 맞받아 『내 거취는 국민이 결정할 문제』라는 기존논리를 재강조할 것 같다.
김근태(金槿泰)부총재.이길재(李吉載)의원등 재야입당파 30여명은 13일 아침 창당이후 첫 공식모임을 갖고 金대통령의 자금공개를 촉구할 계획이다.국민회의는 이번 비자금사태를 5.18 특별법공세에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을 갖고있다.재 야출신 모임은 이 부분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는 빠르면 13일 민자당 강삼재(姜三載)총장을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강공 고삐를 결코 늦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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