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공발주 공공工事 대부분 고가로 낙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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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L사장이요.여기 ×××인데 이번 공사 A사에 밀어줘요.』 6공말기인 92년 봄 당시 B사에 공사권을 밀어주기로 관련업체들간에 묵계가 이루어진 정부투자기관 C사의 3,000억원 규모공사가 고위층 전화 한통으로 A사로 넘어갔다.
졸지에 매머드 공사를 빼앗긴 B사도 「고위층의 뜻」이라는 말한마디에 아무소리 못하고 A사가 높은 가격에 낙찰받도록 협조,결국 A사는 당시 예정가의 98%인 3,000억원에 공사를 수주했던 것.
물론 발주기관은 예정가를 A사에 사전에 알려주고 나중에 떡값을 챙겨 별도의 비자금을 마련,고위층에 상납하기도 했다.
당시 공공공사는 부실공사를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발주기관이 산정한 직접공사비에 가장 위쪽으로 근접한 금액을 써낸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제한적 최저가 낙찰제를 적용했고 예정가의 85%선이 정상적인 낙찰금액이었다.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은 기업에서 직접 뭉칫돈을 받기도 했지만 이같은 대형공사를 미끼로 비자금을 조성했던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본사가 6공때 발주된 100억원이상 주요 공공공사의 낙찰률을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 45개 공사중 무려 35건이 낙찰률 90%이상으로 나타나 예정가 사전누출 의혹이 일고 있다.
또 낙찰률이 95%이상인 공사도 29건이며 특히 낙찰률이 99%이상인 공사도 삼천포화력 1,2호기 토건(낙찰자 S산업,공사비 740억원).부천집단에너지공급시설(S토건,604억원).안양집단에너지공급시설(D산업,602억원).경남군수정 비창(D건설.1,224억원).인천인수기지호안공사(H사.625억원)등 무려5건이나 됐다.
발주기관별로 보면 한전의 15개 발전소공사중 S건설이 예정가의 84.4%에 수주한 평택가스터빈발전소공사를 제외한 14건 공사가 낙착률이 93%이상이었다.
또 국방부가 발주한 8개 군공사를 비롯해 석유개발공사의 5개비축기지공사,농진공의 새만금간척공사 4개공구의 낙찰률이 모두 94%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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