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비자금" 영화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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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노태우(盧泰愚)씨 비자금사건이 영화로 그려진다.
영화사 「DAR(舊 우림영화)」가 제작중인 이 영화는 盧씨가비자금 파문에 휩싸이기까지의 과정을 빗대 희화화한 것으로 영화제목도 『보통사람들』.
비자금 조성의 빌미가 됐던 각종 이권사업의 막전막후가 묘사되며 인물들도 盧씨 주변사람들이 이름만 바꾼채 등장한다.
주인공 「독고식」은 친척집에서 눈칫밥 먹고 자란 탓에 장교가돼 기를 펴고 살겠다는 꿈을 품고 사관학교에 들어간다.
결코 총명하지 않은 그는 남들이 기피하는 부대를 자원해 맡는것으로 머리를 만회한다.
대통령 시해사건이 일어나고 보안사령관인 친구가 정권을 찬탈하자 그는 여기에 빌붙는다.
특유의 의뭉한 처세로 친구로부터 정권을 이양받은 독고식은 기업들과 각종 이권사업에 관여해 막대한 비자금을 조성한다.
「권력은 유한하고 돈은 영원하다」는 신념으로 재벌들과 사돈을맺는등 재물에 대한 편집광적 집착을 보인다.
그러나 전직 차관과 심복을 혼동해 건네준 전별금 봉투로 인해그의 천년 부패왕국은 종말을 맞는다.
좁쌀만한 전별금을 받은 부하가 배신감을 느끼고 비자금을 폭로하는 바람에 독고식은 필부만도 못한 범죄자로 전락,감옥행을 하게 된다는 줄거리다.
임권택(林權澤)감독의 조감독이었던 김상범(金尙範.41)씨가 연출.각본,영화기획자 이화섭(李和燮.33)씨가 기획을 맡았다.
다음달 중순 크랭크인,내년 봄 개봉한다는 일정까지 잡혀진 상태다. 이화섭씨는 『블랙코미디영화로 흥행을 노리고 있지만 비자금사건을 후대에 교훈으로 남긴다는 사명감도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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