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세계 신용카드업계 아시아시장 先占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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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크레디트 카드로 만든 의상을 입은 여성무희들이 전통 팝뮤직인『머니』에 맞춰 미끄러지듯 춤추는 마스터카드사의 광고는 흡사 음악전문 케이블TV에나 나옴직한 장면이다.이 회사가 아시아시장을 노리고 추진하는 새로운 판촉활동은 업무상 여 행객을 대상으로 한 종전의 딱딱한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마스터카드의 아시아담당 수석부사장인 브라이언 솜은 『젊은 아시아소비자들에게 신용카드는 단지 현금의 대용물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전통적으로 신용카드업체들은 이미 다른 신용카드를 갖고있는 소비자나 홍콩.일본.싱가포르처럼 이미 잘 개발된 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훨씬 더 큰 시장이 아시아에서 떠오르고 있고,이제는 모두가 이 시장에서 한몫을 차지하고 싶어 한다.아시아전역에서 신용카드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의 지난해 아시아지역 신용 매출규모는 전년보다 49% 늘어난 1,630억달러를 기록했고 신용카드 숫자도 1억1,600만개에 달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다이너스,일본의 JCB등 국제적으로 알려진 신용카드를 합치면 아시아지역의 신용카드보유 숫자는 1억5,100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며,카드소지자들은 이를 이용해 지난해 2,150억달러를 지출했다.이는 92년 의 거의 두배에 이르는 수치다.
그러나 신용카드 전문가들은 아시아 신용카드시장의 성장은 이제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아시아지역에는 인도를 제외하고도 약 5억명의 16세이하 어린이가 있다.이는 막대한 젊은 잠재 소비계층이 조만간 실제구매자로 전환된다는 걸 의미한 다.여기에다 중국이라는 잠재시장이 거의 손대지 않은 채 남겨져 있다.신용카드 발급자격이 있는 사람이 많은데도 아직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유망성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시장을 노리는 카드회사들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각국 정부가 소비자부채가 급증하는 걸 억제하기 때문이다.싱가포르는 소비를 부추기는 카드광고에 난색을 표하고,말레이시아정부는 최근 카드부채에 대한 상환의 무를 강화했다. 더구나 아시아의 잠재된 신용카드시장에서 이익을 내기는 신용카드 발급을 늘리는 것처럼 쉽지 않다.예컨대 한국에서는 신용카드부채의 상환불능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개인신용정보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결제능력이 있는 소비자를 가려내는 일이 간단치 않다.그러나 신용위험같은 까다로운 문제도 앞으로 수년간 은행계좌조차 갖지 않은 아시아인들에게 수백만장의 신용카드를 발 행하겠다는 카드회사들의 계획을 멈추진 못한다.
카드회사들은 미국에서도 거의 들어보지 못한 스마트카드(컴퓨터칩이 내장된 신용카드)를 이미 아시아지역에서 시험발매하고 있다.또 카드이용실적에 따른 갖가지 보상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또 자사(自社)카드의 이미지를 조사,아시아의 다양한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나라별.연령별 특성에 맞는 갖가지 판촉.광고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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