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金通委員 韓銀예산심의-韓銀홀로서기 새포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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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금통위가 제 몫을 해야한다는 주장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그러나 우선 예산 심의부터 한번 책임지고 하도록 맡기겠다는 한은의 이번 접근법(接近法)은 지금까지의 한은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 지금까지는 법 개정을 통해 일을 거창하게 벌이려고 했던 반면,이번엔 스스로가 일하는 태도부터 갖춤으로써 금통위를 중심으로 한은의 중립적인 위치를 재정립하겠다는 것이다.
금통위원이 명예직이 아니라 고민하고 책임지는 자리라는 것을 먼저 보여주어야만 「금융통과위원회」라는 비판을 벗고,장기적으로는 금통위를 상위 기구로 하여 중앙은행이 거듭나야 한다는 구상이다.이에는 이경식(李經植)현 총재의 뜻이 강하게 반영된 것인데 그같은 구상은 물론 당대(當代)에 이루어질 일이 아니다.
한은 조사부가 금통위 사무국으로 개편되느냐 여부가 한은법 개정과 함께 검토되어야 하고,더 나아가 재경원의 물가관리 기능을조직 개편과 함께 없애고 대신 한은이 중립적인 통화 정책을 통해 물가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등의 조치까 지 고려돼야 한다. 금통위 기능의 활성화는 결국 한은 독립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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