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우의 서금요법] 경기(驚氣)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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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아이가 깜짝깜짝 놀라는 증상을 ‘경기’라고 한다. 잠자다가 갑자기 놀라고 눈을 치켜뜨며, 입을 악물고 호흡곤란을 보인다. 또 손발을 비틀고, 얼굴과 전신이 파랗게 되기도 한다. 이를 급성경기라고 한다.

만성경기는 급성경기 단계가 지나면서 증상이 가볍게 자주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가볍게 깜짝깜짝 놀라며 구토·식욕부진·소화불량·신체냉증·허약증·빈혈·창백한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급성경기는 밤중에 잠자다가 발생하고, 만성경기는 낮에도 수시로 나타난다.

어린아이는 아직 자율신경이 미약하고, 원기가 허약해 낯선 것을 갑자기 대할 때 적응하지 못한다. 잠잘 때 갑자기 불을 켜거나, 갑자기 목욕물에 넣는 행위, 꿈을 꾸거나 갑자기 큰소리를 듣거나 화면을 봐도 놀란다.

경기는 잘 낫지 않고 매우 오래간다. 경기를 앓는 아이의 둘째 손가락 내측을 보면 엄지와 검지 사이, 검지의 첫째·둘째·셋째 관절 사이에 혈관이 보인다. 때로는 붉은색·청색·검은색·창백한 색 등과 여러 가지 문양이 나타난다.

색깔이 짙을수록 심하고, 가벼울수록 가볍다. 무늬도 둘째손가락(손바닥쪽) 첫 마디에 나타나면 가볍고, 가운데 마디까지 나타나면 심하다. 셋째 마디에서 손끝까지 나타나면 중증이다.

급성경기일 때 지금까지는 제2지의 양손 끝에서 검은 피를 짜내 진정을 시켰다. 중지 끝이나 엄지 끝에서도 피를 뺐다. 이 방법도 좋으나 반드시 피를 빼야만 낫는 것은 아니다.

순금침봉이나 순은침봉으로 G3·7·11번과 A8·12·16·30번을 약간 아프게 간헐적으로 10~20초씩 반복해 자극한다. 그러면 피를 빼는 것보다 더 빨리 안정이 된다. 가정에서 급성경기가 있으면 먼저 응급실에 연락한 다음 침봉으로 시술을 하고, 급히 병원 응급실로 가는 도중이나 도착해서도 계속 시술을 하면 속히 진정된다.

만성경기라면 순금침봉으로 위의 처방을 따라 가볍게 압박자극을 10~20여 차례 실시한다. 1일 한두 번 정도 실시하면 만성경기도 잘 진정이 된다.

미국 메릴랜드 주에서는 수지침 자극이 소아 질병 치료에 96%까지 효과가 있다고 하며, 소아과 의원에서 선택적으로 시술을 할 정도다. 아이들에겐 수지침보다 침봉으로 자극하는 것이 더욱 좋다. 효과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선 금색 서암봉을 제4지의 G3·7·11에만 붙여준다. 소화불량에는 E42를 추가한다.

고려수지침학회장 www.soojich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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