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질환 수술 않고 한방 치료 6개월 뒤 환자의 95%가 좋아졌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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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 디스크, 꼭 수술해야 할까’. 양방에서조차 디스크 환자의 수술대상은 5∼10%에 그친다. 그만큼 적응증을 명확히 해서 수술보다 재활에 힘써야 한다는 의미다. 서양의학이 들어오기 전 우리 전통의학에선 디스크를 어떻게 다뤘을까.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추나요법을 보급하는 등 한의학의 요통 치료법을 정립한 자생한방병원 신준식(척추신경추나의학회장·사진)이사장에게서 디스크 치료의 비수술요법에 대해 들었다.

-디스크 환자들은 통증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 수술을 선택한다. 한방치료로 극심한 통증을 이른 시간 내에 줄일 수 있나.

“한방 치료는 병의 원인을 제거해 스스로 회복토록 하는 것이다. 한방에선 동작침치료로 통증을 제어한다. 통증은 대부분 근육·인대가 굳고 뭉치는 데서 발생한다. 근육·인대가 뭉친 부위에 침을 놓고 환자가 움직이면 침이 강하게 자극을 전달하는 것이 동작침법의 원리다. 이렇게 하면 뭉친 어혈이 풀리고, 통증의 악순환이 차단된다. 들것에 실려온 환자가 부축 없이 걸을 수 있다.”

-한방에서 보는 디스크의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치료하나.

“한방의 관점에서 디스크질환은 신경을 압박하는 디스크만이 아니다. 오히려 디스크가 튀어나올 수밖에 없었던 척추의 전반적인 환경이 근본 원인이다. 한방에선 밀려나오고 터진 디스크를 직접 처치하지 않는다. 오히려 척추 상태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키는 데 치료의 목적을 둔다.

한방의 비수술 치료를 마친 환자의 MRI 영상에서 터진 디스크가 흡수된 사례를 자주 확인할 수 있다. 병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원인을 제거하면 우리 몸은 자생력을 발휘하여 스스로 회복한다.”

-디스크는 재발이 잘 된다. 한방에선 어떻게 재발을 막나.

“척추가 전반적으로 건강하다면 재발 위험은 줄어든다. 근육과 인대가 척추를 튼튼하게 지탱하고, 척추뼈가 정상이라면 디스크가 밀려나가거나 터질 위험은 줄어든다. 한방의 추나약물은 재발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동의보감에 언급된 뼈와 근육을 강화하는 약재로 과학적인 실험으로 증명된 처방이다. 항염증 효과와 골세포 재생효과, 신경재생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원에서 한방치료를 받은 지 4년이 지난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3%가 재발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한방은 비과학적이고,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견해가 있다. 한방의 비수술 디스크 치료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나.

“지난해 비수술 디스크 치료효과에 대한 임상연구를 실시했다. MRI 영상사진에서 디스크 질환으로 진단된 환자 128명에게 자생의 비수술 디스크 치료를 6개월간 시행했다. 통증지수(VAS), 운동장애지수(ODI) 검사 등 통증과 장애 정도를 조사하고, MRI 검사로 치료 전후의 척추 상태를 검사했다. 그 결과 95%의 환자가 비수술 치료를 받고 호전돼 일상생활에 복귀했다. 양방병원에서 수술을 권유받고 본원을 방문한 환자와 수술 권유를 받지 않은 환자의 치료율을 비교해 봤을 때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수술을 권유받았다고 무조건 수술받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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