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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지는 盧씨一家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6공화국 최고의 의사결정기구는 사실상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청와대 가족모임이었다는 설이 그럴싸하게 나돈다.많은 국가 중대사안들이 이 회의의 의결을 거쳐 결정됐다는게 6공을 깊숙이안다는 이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민자당 대선후보 문제도 이 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정도였다고 한다.
핵심멤버는 盧씨의 손아랫동서 금진호(琴震鎬),처남인 김복동(金復東).진동(晋東).익동(益東),처고종사촌 박철언(朴哲彦),동생 재우(載愚),사돈 최종현(崔鍾賢).신명수(申明秀)씨등으로알려졌다.
이 가운데 琴씨가 7일 盧씨의 검은돈을 실명화하는데 다리를 놓은 혐의로 검찰에 불려갔다.검찰은 이에앞서 6일 盧씨 비자금이 스위스 은행에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직계가족및친.인척 21명의 명단을 스위스 정부에 전달했다 고 발표했다.
검찰의 수사망이 친인척수사로 압박해 들어가고 있다.
한때 국가대사를 좌지우지했던 「盧씨 가문」에 찬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는 것이다.盧씨의 친.인척 인맥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화려하다.처가쪽으로 처남 김복동씨는 자민련 수석부총재고,진동씨는 대구유신학원 이사장,익동씨는 전경북대총장이다 .익동씨의 부인 김경숙씨는 영남대 임상병리학과 교수,처제인 김정숙(金貞淑)씨 남편은 금진호 현민자당의원(영주.영풍)이다.박철언씨는 자민련 부총재다.
盧씨의 딸 소영(素英)씨는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 아들과,아들재헌(載憲)씨는 동방유량 신명수 회장 딸과 결혼했다.친가쪽으로도 동생 재우씨는 중견회사인 성화산업회장으로 기업가로 자리잡았다. 이때문에 盧씨는 정.재.학계에 걸친 최고 수준의 명문가를 건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 가문은 盧씨 자신이 부정축재자로 곤두박질치며 몰락의 길에 들어섰다.우선 부인 김옥숙(金玉淑)여사가 일차적인 의혹을 받고 있다.민주당은 「친.인척 부정축재 진상조사위」를 만들고 金씨를 겨냥하고 있다.
金씨가 재벌총수등의 부인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밝혀지면 알선수재죄로 처벌받게 된다.金씨의 여동생 정숙씨는 청와대를 수시로 드나들며 사실상 金씨의 비서실장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함께 의혹을 사고 있다.또 대구 지구당위원장을 맡아 15대 총선출마를 준비하던 아들 재헌씨도 인생의 진로를 바꿔야 할지 모르는 상처를 입었다.그는 스탠퍼드대 박사과정 유학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딸 소영씨 부부는 93년 스위스은행에서 인출한 돈을 미국에 불법유입해 분산예금하려다 걸려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사돈인 崔회장은 태평양증권 인수와 관련된 문제로,申회장은 시가 1,000억원대의 서울센터빌딩등을 대신 관리하고 있다는 혐의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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