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홍콩의 마약자금 돈세탁실태-무역거래 위장 가명계좌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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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盧씨 비자금사건에서도 속속 드러나듯 검은 돈의 세탁과정에는 반드시 은행이나 기업과의 결탁이 있게 마련이다.최근 미국과 홍콩에서 각각 드러난 마약자금의 돈세탁 실태를 알아본다.
[편집자註] 마약거래자금의 세탁 방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
세계 최대의 마약조직으로 알려진 콜롬비아의 칼리 카르텔은 코카인등 마약을 미국에 들여다 판 돈을 금융기관에 맡기는 것이 위험해지자 무역거래로 위장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물건을 콜롬비아로 수입,현금화하는 방식으로 거래되는 마약자금이 무려 30억달러로 전체 거래자금의 절반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같은 거래에 간여하고 있는 미국기업들이 105개나 되며,이들 기업의 상당수가 마약자금을 받고 물건을 판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무역거래를 끼고 하는 거래는 의외로 간단하다.
마약중개상은 콜롬비아 수입상이 미국 수출상에게 줘야할 수입대금을 대신 달러로 지불한다.
그리고나서 수입상은 돈세탁에 기여한 대가로,마약중개상에게 약간 낮은 환율로 수입대금을 지불하면 그만이다.이처럼 검은 돈들이 합법적인 무역거래속으로 흘러들어가는 바람에 마약단속이 훨씬더 어려워졌다.
미국의 대(對) 콜롬비아 무역수지가 10년전 50억달러 적자에서 지난해 50억달러 흑자로 돌아선 것도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마약거래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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