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反나토'무력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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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다음달 2일 발트 3국을 비롯한 옛 공산권 7개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앞두고 러시아의 '반(反)나토' 움직임이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우려표명+경고=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25일 국제문제 전문지 '국제정치에서의 러시아'에 실린 기고문에서 "나토가 러시아를 위협 대상으로 보고 공격적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도 이날 국방.안보.외교 위원회 공동 회의를 열어 나토 확장에 따른 러시아의 우려와 경고성 메시지를 담은 특별 성명을 발표키로 결정했다. 알렉산드르 야코벤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23일 "나토가 러시아 국경과 바로 인접한 발트 3국에 군사기지를 건설하려는 것은 러시아의 안보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토는 최근 리투아니아 공군기지에 덴마크의 F-16 전투기 4~6대를 배치하고 러시아 영공을 감시하는 방공시스템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반발 이유=서방이 바로 코앞까지 진출할 경우 자국의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러시아가 "발트 3국을 비롯한 신규 나토 가입국들은 유럽 내 재래식 무기제한협정(CFE)에 가입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대응책 마련=러시아는 22일부터 육.해.공 3군은 물론 해외 주둔군까지 참가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은 나토를 가상적으로 상정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러시아의 불만을 무력시위를 통해 표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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